채권단 “금호타이어 가격인하에 큰 이견 없어”

by노희준 기자
2017.08.23 19:49:30

채권단 더블스타와 계속 협상
고용기간 연장 등 최대한 반대급부 얻어낼 것
금호산업엔 상표권 계약 체결하라 촉구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매각가 인하에 대해 큰 이견을 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요구한 8000억원대의 인하 요구에 대해 협의를 계속해 나가되 ‘수용의 불가피성’에 대해 대체로 뜻은 모았다는 얘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이날 주주협의회를 열고 매각가 인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다만 이날 채권단의 최종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채권단은 논의 결과를 정리해 개별 채권은행에 안건으로 부의하지도 않았다.

산업은행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타이어 경영 상황 등을 감안하고 본건 매각이 회사 정상화, 지역경제 발전, 종업원 고용안정 등을 위한 최선의 대안임을 공감했다”며 “더블스타측의 매매대금 조정 요구에 대해 협상을 전개해 나가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앞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실적 하락 등을 이유로 매각가를 기존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인하해달라고 산업은행에 요구했다. 더블스타는 계약서상 매매계약 종결 시점인 9월 23일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이상 감소하면 매매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할 수 있는데 계약 해지 대신 가격 인하를 요구해왔다.



이날 결론이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채권단 내부에서 가격 인하 수용에 큰 이견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가격을 깎아주는 것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며 “다만, 깎아주는 대신 채권단도 더블스타에 반대급부로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것을 얻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령 종업원 고용한도를 현재 2년에서 더 연장하는 방안 등을 더블스타와 협의하는 과정 속에서 이끌어내겠다는 얘기다. 이런 논의 결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면 그 결과를 정식 안건으로 채권단에 부의해 최종 채권단 입장을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만약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여 매각가 조정이 이뤄지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우선매수권은 회사가 매각되기 전 우선협상대상자와 같은 조건으로 먼저 기업을 살 수 있는 권리다. 박 회장이 최종 결정된 가격에 해당하는 자금을 마련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면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앞서 인수할 수 있다.

채권단은 이와 함께 금호산업을 향해 ‘금호’ 상표권 사용 계약을 이달 말까지 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채권단은 “상표권과 관련해 주주협의회가 금호산업이 요구한 모든 조건을 수용했으므로 금호산업이 8월30일까지 상표권 사용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매각 방해 행위로 강력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 공감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