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영동대로 복합개발…삼성·잠실동 주택시장 '훨훨'
by김기덕 기자
2017.06.29 16:39:57
[이데일리 김기덕 정다슬 기자] 오는 2023년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 지하공간에 하루 6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지하 1층에서 6층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지하도시(야규장 30개 규모·42만5000㎡)가 영국 런던의 카나리워프, 러시아 모스크바 정거장과 같은 세계적인 예술철도역으로 조성되는 것이다. 지상에는 서울광장 2.5배 규모의 대규모 보행광장이 만들어진다. 오는 2021년 건립될 예정인 현대차 신사옥(GBC·10만㎡)과 코엑스(16만5000㎡) 등과 연결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주변 부동산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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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철도 다니는 복합환승센터 조성서울시가 29일 발표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 사이에 철도노선 총 7개가 지나가는 복합환승센터가 들어선다. 지상1층에서 지하 6층 규모에 건축 연면적만 16만㎡에 달한다. 총 사업비는 1조 3067억원이 투입된다.
복합환승센터란 지하철·버스 등 교통수단 간 환승이 가능하면서, 회의실·상가 등도 입주해 도시의 사회·경제 기능까지 분담하는 시설을 말한다. 서울시는 삼성동 영동대로 일대가 앞으로 교통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해 도심 교통 및 경제, 생활권 중심지인 복합환승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 곳에는 △KTX(고속철도) 동북부 연장 △GTX-A(동탄∼삼성∼킨텍스) △GTX-C(금정∼의정부) △삼성∼통탄 광역급행철도 △위례~신사선 등 삼성역을 경유하는 5개 철도노선이 새로 지어질 계획이다.
복합환승센터에는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지하 1층~2층에는 전시장·도서관·박물관 등 공공시설과 쇼핑몰이 들어선다. 지하 3층에는 관광버스 주차장이 마련된다. 지하 4∼6층에는 KTX 및 광역철도(GTX)등 5개 노선이 지나는 통합역사가 생긴다. 현재 지상에 있는 버스 정류장은 지하화되고, 지하화된 동부간선도로도 복합환승센터의 하부를 통과한다. 이처럼 영동대로 지하공간이 코엑스 및 새로 조성될 글로벌비지니스센터(GBC)와 연결되면 잠실야구장 30배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도시가 만들어진다.
복합환승센터 건설 과정에서 코엑스와 2021년 완공 예정인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이 영동대로 480m 구간이이 지하도로화된다.
차량이 사라진 도로는 길이 240m, 폭 70m의 대형 광장으로 거듭 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 신사옥 GBC 앞에 조성되는 공개공지를 고려하면 사실상 총 3만㎡규모의 대형광장이 탄생하는 셈”이라며 “서울시청 앞 광장의 2.5배, 광화문 광장의 1.6배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개발 훈풍에 삼성·잠실동 아파트값 '훨훨'서울시는 영동대로 일대 개발이 완료되면 철도 교통수요가 현재보다 3배 이상 늘어나면서 하루 평균 63만명(철도 45만명·버스 18만명) 이용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하루 평균 이용객이 32만명 수준인 서울역 보다 1.5배나 많은 수치다.
철도 평균 환승거리 등이 대폭 줄어 수요자들의 편의성이 증진됐다는 점도 유동인구 증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서울시는 복합환승센터 평균 환승거리와 시간을 107m, 1분51초로 계획하고 있다. 이는 서울역 평균 환승 시간(378m, 7분30초)의 3분의 1수준이다. 지하 4층 승강장에서 2호선 삼성역이나 버스환승정류장까지의 이동 역시 1분 50초 이내에 이뤄지며 위례신사역 승강장(지하 6층)에서도 1분 내외로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동대로 일대 개발사업이 구체화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강남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던 서초·도곡동 등을 제치고 강남구 삼성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이 서울 동남권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아파트 전용 84㎡형은 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가 14억원으로 한달여 만에 5000만원 가량 올랐다.
지하철9호선 삼성중앙역에 바로 붙어 있는 ‘삼성동 힐스테이트2단지’ 아파트는 전용 84㎡형 시세가 15억2000만원으로 한달 전보다 1억원 가량 올랐다. 삼성동 S공인 관계자는 “지난 19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도 집주인들이 아파트값 상승을 예상하고 매물을 모두 거둬들이면서 거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