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작년 매출 1조1287억..한미약품에 1위 내줘(상보)

by천승현 기자
2016.02.22 16:58:18

2년 연속 매출 1조 달성..한미약품 수출효과에 밀려 1888억차 2위
도입신약 판매 호조·원료의약품 수출 급증으로 성장세 지속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유한양행(000100)이 지난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신약 수출을 앞세운 한미약품(128940)의 기세에 밀려 업계 1위자리를 내줬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85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4% 늘었다고 22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조1287억원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260억원으로 38.6% 늘었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지난 2013년 매출 기준 업계 1위에 등극한지 2년 만에 1위 자리를 한미약품에 내주게 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31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478억원의 매출을 올린 녹십자보다 809억원 앞서며 2위 자리는 지켜냈다.

연도별 유한양행·녹십자·한미약품 매출(연결 기준, 자료: 금융감독원)
당초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옛 동아제약이 40여년간 ‘부동의 1위’를 고수했지만 2013년 회사 분할 이후 선두권에서 멀어졌다.

이후 유한양행은 2013년 9316억원의 매출로 1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1조원을 돌파하며 ‘장기 집권 체제’에 접어드는 듯 했다.



그동안 유한양행을 간발의 차로 뒤쫓던 녹십자가 유일한 경쟁자로 꼽혔지만 한미약품이 신약 수출을 바탕으로 단숨에 유한양행을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약 8조원 규모의 신약 수출을 성사시켰고 계약금으로만 5125억원을 거두며 1조3175억원의 업계 매출 신기록을 냈다.

유한양행은 한미약품에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여전히 성장세를 지속했다. 지난 몇 년간 회사 성장을 이끌었던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판매가 여전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도입신약 매출은 3103억원으로 전년대비 11.2% 늘었다.

의약품 조사 업체 유비스트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길리어드로부터 판권을 확보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지난해 1156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전체 처방의약품 중 3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으로 판매 중인 고혈압치료제 ‘트윈스타’는 844억원의 처방실적으로 4위에 랭크했다. 당뇨치료제 ‘트라젠타’와 ‘트라젠타듀오’는 총 882억원어치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 항응고제 ‘프라닥사’ 등 도입 신약들도 성장을 견인했다.

원료의약품 수출도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제약사가 개발한 신약 원료를 직접 공급하는데 지난해 원료의약품 수출액 1873억원으로 전년대비 26.9%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