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22, 출시 50일만에 공짜폰 됐다는데 사실인가요?[궁즉답]

by김현아 기자
2022.04.14 17:50:21

이통3사 공시지원금 상향이 소문의 계기
일부 성지에서 극소수 공짜폰
번호이동 수치 낮아..과열징후 없어
공짜폰 처벌하는 세계유일 단통법..폐지 논의해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갤럭시S22가 출시된지 50일 만에 공짜폰이 됐다는데 사실인가요? 공짜폰은 어디서 살 수 있고 문제 없는 것일까요?

갤럭시S22 사진=삼성전자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갤럭시S22가 공짜폰이 됐다는 것은 사실과 차이가 납니다. 신도림 등 일부 성지에서 공짜폰이 팔릴 수 있지만 극소수이기 때문입니다. 공짜폰이 대세가 됐다면 시장이 과열됐다는 건데 그런 징조는 전혀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소문이 난 걸까요? 이유는 4월 1일에 KT와 LG유플러스가 4월 8일에 SK텔레콤이 공시 지원금을 크게 올렸기 때문입니다.

비록 고가 요금제(월 8~9만원)에 한해서이지만, 출고가 99만원인 갤럭시S22 기본모델에 대해 기존에 최대 15만원 이었던 지원금을 50만원까지 올렸습니다. 여기에 유통점에서 줄 수 있는 추가 지원금 15%(7만5000원)을 합치면 총 지원금이 57만5000원이 됩니다.

이것만 다 받아도 폰 가격이 절반(41만5000원)으로 떨어집니다. 이런 가격 구조가 형성되자, 일부 유통인들은 아예 공짜폰으로 만들어 가입자를 땡기고 가입유치 수수료를 챙기려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죠.

그러나, 이런 시도는 극히 일부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유통업계, 통신업계, 규제기관의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통신사 지원금이 집중된 모델이 인기모델 울트라가 아니라 잘 안팔렸던 기본형이어서 별다른 반향이 없다”고 했습니다.

통신사 관계자는 “공짜폰으로 시장이 과열됐다면 번호이동(번호그대로 이동통신사를 옮기는 것)수치가 급증했어야 하는데, 하루에 기껏해야 6000~7000개 밖에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도 “장려금(이동통신 유통점에 주어지는 판매 장려금) 수준도 그렇고 번호이동이 거의 없다”면서 “(공짜폰은) 일부 성지점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 과열이라고 한다면 이는 시장 왜곡”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운 좋게 성지를 알게 돼 갤럭시S22를 사실상 공짜로 샀다면 문제가 없을까요? 페이백 등을 통해서 말이죠.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위반입니다. 내가 처벌받는 건 아니지만, 나에게 공짜폰을 판 유통점과 해당 유통점과 관련된 이동통신회사는 과징금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 싸게 팔았는데 규제받는다는 게 이상하죠? 단통법은 ‘휴대폰 지원금 공시제’와 ‘부당한 이용자 차별 금지’를 통해 호갱님(어수룩해서 속이기 쉬운 손님)을 없앤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단말기를 싸게 팔면 불법이 되는 이상한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논란으로 20대 국회에서는 단통법 폐지와 완전자급제(통신서비스 가입과 단말기 판매 분리) 법안이 발의되고, 휴대폰 유통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이 추진됐지만 성사되지 못했죠. 유통 업계는 급격한 일자리 감소를 이유로 완자제법을 반대했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어땠을까요?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유통점의 숫자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이제 단말기 가격에도 유통경쟁을 붙일 시기가 됐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회는 오는 20일 법안소위에서 ‘공시지원금’을 확대하는 수준의 단통법 개정만 논의합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통법이 언제쯤 폐지될까요? 단통법이 폐지된다면 공짜폰이 더 많아질 겁니다.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는 공짜폰이 아니어도 더 싸게 단말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