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성분' 알면서 속였다‥성장세 'K바이오'에 재뿌려

by강경훈 기자
2019.05.28 20:43:01

식약처 '코오롱 인보사' 허가 취소 파장
"허가 당시 허위자료 제출" 결론
대표이사·회사는 형사고발키로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국산신약 29호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사진)가 품목허가 2년도 안 돼 사라지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의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이 제출한 자료가 허위로 밝혀짐에 따라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개발사인 코오롱생명과학과 대표이사를 형사고발한다고 28일 밝혔다.

식약처는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에게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를 밝힐 자료 일체를 요구하는 한편 자체 시험검사와 코오롱생명과학에 대한 현장조사, 원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에 대한 현지 실사 등을 진행했다.

조사결과 2액은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확인됐으며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 자료를 제출했고 △허가 전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으며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인보사 세포에 대한 자체적인 유전학적 계통검사(STR)를 실시해 2액이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적힌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임을 확인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부터 허위자료를 제출했다고 결론냈다. 인보사는 연골세포가 주 성분인 1액과 성장인자를 잘 만들어내는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주 성분인 2액으로 구성됐다. 2액과 1액 모두 연골세포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서는 이들 약제의 단백질 발현양상이 비슷해야 한다. 신장세포와 연골세포의 단백질 발현양상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코오롱 측은 이를 숨기기 위해 1액과 2액을 비교하는 대신 ‘1액과 2액의 혼합액’과 ‘2액’을 비교했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그러다 보니 세포의 단백질 발현양상이 유사하게 나왔고 코오롱 측이 이를 ‘1, 2액 모두 연골세포’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됐다는 것이다.



또 식약처가 2액의 최초세포를 분석한 결과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유전자(gag·pol)가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것이 코오롱생명과학이 허가 당시 신장세포가 아니라는 증거로 제출한 자료가 허위였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입장이다. 이 유전자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한 재현시험에서도 검출됐다.

식약처는 인보사 개발사인 미국 코오롱티슈진(950160)에 대한 현지실사 결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전 2액 세포에 들어간 성장인자(TGF-β1)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가 뒤바뀐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기고 관련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전자치료제에서 세포에 삽입되는 유전자의 개수와 위치는 의약품의 품질과 일관성 차원에서 중요한 정보이므로 허가과정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세포가 뒤바뀐 경위에 대해서도 코오롱 측은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코오롱생명과학은 2액의 DNA 지문분석결과와 단백질 발현 분석결과 등 허가 당시 2액을 연골세포로 판단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으며 2액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설명을 하지 못했다. 식약처는 이런 사실 등을 종합해 인보사 허가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