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타다 베이직'…논란 불구 '이동의 새기준' 만들다
by한광범 기자
2020.04.10 17:30:00
박재욱 대표, 드라이버들에 "서비스 무기한 중단" 통보
출시 직후부터 ''강제배차''·''말걸기 금지''로 입소문
''타다금지법 주도'' 국토부도 "더 많은 타다 만들 것"
유사택시 논란 못피해…불법파견·명퇴 등 후폭풍 지속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쏘카 자회사 VCNC의 ‘타다 베이직’이 10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 서비스 기간 내내 택시와의 갈등부터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까지 숱한 논란을 야기했지만, ‘이동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점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 ‘타다 베이직’ 차량들이 마지막 영업일인 10일 서울의 한 주차장에 주차돼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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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8일 드라이버 앱 공지를 통해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를 다시 알렸다. 그는 “11일부터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무기한 중단한다”며 “면목없습니다만, 드라이버님들께 더 이상 타다 베이직 차량 배차를 할 수 없게 됐다”고 통보했다.
이어 “타다금지법 통과는 청천벽력이었다”며 “타다금지법 통과로 새로운 투자는 모두 막혔고, 그동안 감당해온 적자까지 겹쳐 VCNC는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첩첩산중”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타다금지법을 막지 못한 저의 부족함이고, 합법을 불법으로 만드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저의 한계였다”며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는 2018년 10월 서비스 출시 후 1년 6개월 만이다. 서비스 초반 400여대로 시작한 타다 베이직은 출시 직후부터 입소문이 돌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택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해 △승차거부 없는 자동배차 △내부 공간이 넓은 승합차 △말걸기 금지 등 친절 매뉴얼을 적용한 것이 이용자들의 호응을 이끈 것이다.
이용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타다식 서비스’는 여객운송 시장에서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 현재 나온 다양한 브랜드택시들도 타다의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
| 쏘카 이재웅 전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대표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에서 여객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현재 검찰의 항소로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월 1심 결심공판 출석 당시 모습.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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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타다 베이직은 결국 유사 택시 논란을 피하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출시 발표로 촉발된 택시와 모빌리티 산업 간 갈등 속에 새로운 모빌리티 운송사업을 택시와 함께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 내로 제도화시키는 1년여의 논의 끝에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400여대의 타다 베이직을 운행하던 쏘카로선 기존과 같은 규모의 서비스 운영이 어렵게 되자, 제도권 편입을 거부하고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모빌리티업계 관계자는 “타다 베이직이 아니었던 수십 년 동안 방법을 찾지 못했던 택시제도 개편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타다금지법을 주도했던 국토교통부조차 ‘더 많은 타다를 만들겠다’고 홍보했을 정도로, 타다는 새 기준을 남겼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 타다 베이직을 둘러싼 후폭풍은 진행형이다. 타다 베이직 서비스 종료로 당장 일자리를 잃은 타다 드라이버들은 자신들이 프리랜서가 아닌 ‘불법 파견 신분’이었다고 주장하며 쏘카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270여명의 타다 드라이버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같은 요구에 쏘카 측이 반응하지 않자, 지난 9일 쏘카 이재웅 전 대표와 박재욱 대표를 파견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가 9일 서울중앙지검에 쏘카 이재웅 전 대표와 박재욱 대표를 파견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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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불법 유상운송 혐의’ 형사 재판도 검찰의 항소로 2심을 앞두고 있다. 이 전 대표와 박 대표는 종료된 ‘타다 베이직’ 서비스로 한동안 계속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타다 베이직 운영사인 VCNC와 모회사 쏘카 모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다만, 타다는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택시 기반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 차량 사진과 함께 “타다는 앞으로도 이동의 기본을 지켜나가겠다”고 밝혀, 향후 타다 프리미엄 서비스 확대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