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안 잊혀져요"…세월호 5주기, 전국 `노란리본` 행렬(종합)

by황현규 기자
2019.04.16 16:11:54

경기도 안산시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시민 3000여명 몰려
인천 추모식…정부인사·정치인 참여
서울 추모공간 찾은 시민 "지금도 눈물난다"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에서 참석자들이 묵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종일 손의연 황현규 김보겸 기자]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전국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특히 경기도 안산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5주기 기억식에 3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것을 비롯해 인천 일반인 희생자 추모식, 서울 광화문 기억공간과 사진전 등 희생자를 기억할 수 있는 곳은 어김없이 추모객의 행렬로 붐볐다.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5주기 기억식’에는 주최측이 마련한 3000석의 좌석이 모자랄 만큼 많은 시민이 모여 노란 빛으로 물들였다. 이날 기억식이 시작하기 전부터 가슴에 노란 리본 배지를 단 시민들이 화랑유원지에 모여들었다. 몇몇 시민들은 희생된 아이들의 이름으로 만든 추모곡을 따라 부르며 눈물 짓기도 했다.

안산시민인 장모(25)씨는 “지난 참사 때 내 나이 또래 친구들이 많이 희생돼 너무 놀라고 슬펐던 기억이 떠올라 오늘 5주기 기억식에 오게 됐다”라며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어야 하고, 앞으로도 세월호 참사를 계속 기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곱살 딸과 함께 기억식을 찾은 김모(36)씨는 “오늘 갑자기 생각이 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유원지를 찾았다”라며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내 딸을 비롯한 아이들이 안전한 미래에 살길 바란다”고 밝혔다.

16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지하 1층 미술관 2관에서는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주제로 사진전이 열리고있다. (사진=김보겸 기자)
서울 시내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시민의 추모행렬은 이어졌다.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열린 세월호 5년 사진전을 찾은 대학생 이민혁(24)씨는 “야간 자율 학습할 때 사고 소식을 접했던 당시가 잊히지 않는다”며 “세월호 사진전을 한다는 홍보물을 접하고 직접 들렀다”고 전했다. 해당 사진전은 지하철 노동자 김정용씨가 작업한 행사로, 김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5년 동안 세월호 관련 사진을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작업한 사진은 총 52점이다.



사진전을 보며 눈물을 흘리던 장모(51)씨는 “세월호 참사 당시 고2 자녀를 두고 있어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더 마음 아프다”며 “세월호 참사 같은 큰 사고는 10년 주기로 잊힐 만하면 일어나는 것 같다. 이런 큰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계속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종로구 광화문에 설치한 세월호 공간 ‘기억·안전 전시 공간’에도 세월호를 추모하기 위한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낮 12시가 되자 직장인 등 시민들이 점심시간 짬을 내 이곳을 찾았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세월호 1~4주기 때마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세월호 행사에 참여했다”며 “계속 잊지 않고 문제 제기를 해야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는 “‘세월호 지겹다’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고 이후 바뀐 게 아무것도 없지 않나?”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다.

16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서 유가족 등이 재단 합동위패 앞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에서도 세월호 5주기를 맞아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대책위원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인천가족공원에서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인천 가족공원에 설치한 세월호 추모관에는 사고 희생자 중 일반인 희생자 43명과 세월호 선체 수색 중 숨진 잠수사 2명이 안치돼 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유가족 △일반 시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남춘 인천시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 위원장 등 300여 명이 참여해 희생자를 추모했다.

전태호 대책위 위원장은 추모사를 통해 “그저 바라보며 울기만 했던 그날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슬퍼하기만 한 것에 죄스러운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의 추모사를 듣고 있던 유가족과 시민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정부 대표로 참석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희생자의 영면을 빌며 유가족과 생존자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