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절리가 아름다운 파도소리길에서 선바우길까지
by트립in팀 기자
2018.05.23 15:28:12
깨알 같은 즐거움이 있는 파도 소리길
연오랑세오녀의 이야기가 녹아있는 선바우길
통발로 해산물을 직접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는 어촌 체험 마을
[이데일리 트립in 신영내 기자] 도시 소음에 찌든 사람들은 그저 넓디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에서 쉼 없이 부서지는 하얀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희한하게 서 있고 누워있는 부채꼴을 한 검은 주상절리를 보는 것은 이곳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함이다.
양남 하서항에서 시작되는 파도소리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길지 않은 해안길이다. 나무 데크길을 지나면 돌길이 나오고, 비포장 흙길이 나왔다가는 다시 데크길로 이어진다. 아름다운 하트 해변과 아찔한 흔들 다리가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한다. 그 옛날 내륙에서 흘러나온 마그마가 바닷물과 만나며 빠르게 수축하는 과정에서 형성되었다는 주상절리는 흐른 모습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갖추고 있어 눈이 호강한다. 특히 둥근 모양의 주상절리는 한 송이 해바라기 꽃과 같다. 읍천항 벽화마을에서는 어릴 적 보았던 만화 캐릭터를 보며 추억 속으로 빠져본다
문무대왕릉 앞의 그 많던 갈매기는 보이지 않고 무심하게 파도만 철썩이고 있다. 죽어서도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신라 문무왕의 호국정신을 되새겨보고 국내 유일한 수중릉도 살펴보자. 경주에 가면 그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가득한 파도소리길을 걸어보자.
“연오랑세오녀 부부가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간 뒤 해와 달이 사라졌고 이에 놀란 사람들이 세오가 짠 비단으로 하늘에 제사를 지냈더니 다시 밝아졌다”라는 삼국유사의 태양신화를 바탕으로 건축된 테마파크에서는 임곡리의 탁 트인 바다와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포항이 철강 도시였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철로 만든 첨성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아직 공사 중인 전시관에는 신라 시대 일본에 전파한 철기문화 역사와 포스코 철강 역사물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시작되는 선바우길은 어촌마을 길이다. 수확 철을 맞이해 바쁜 해녀들의 손길로 올려진 돌미역과 회색빛 작은 멸치들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 위하여 햇빛에 말려지고 있다.
평화로운 어촌 풍경이다. 일정한 리듬으로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음악이 되고, 강하지 않은 바다 내음이 코를 간질이며, 시원한 바닷바람은 땀을 식혀준다. 이 맛에 해안 둘레길을 걷는다. 선바우 지점부터는 해안 절경이 이어진다. 편안한 데크에서 바라보이는 기암괴석들 앞에는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 낸 신기하고도 멋진 풍경들이다.
신창 2리에 있는 어촌체험 마을에서는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다. 트랙터를 타고 어촌마을을 돌고, 그곳에서 생산된 해산물로 차려진 어촌 밥상을 먹고, 투명 카약을 타고 가까운 바다로 나가는가 하면 미리 내려놓은 통발에 잡힌 해산물을 걷어 올리는 등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여행에 있어서 보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먹는 즐거움은 빼놓을 수 없다. 신선한 해산물을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 포항 죽도시장이다. 문어 대게를 비롯하여 각종 건어물을 팔고 있다. 아름다운 바닷길을 걸어서 좋고, 멋진 풍경을 봐서 가슴 뭉클해지고, 맛있는 음식까지 먹을 수 있으니, 특별한 일석 3조 여행, 지금 출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