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다슬 기자
2020.10.26 16:15:52
시진핑 "6·25전쟁은 미국 제국주의 침략 억제하기 위한 것"
"왜 적극적으로 대응 안하냐" 외교부 늦장 대처 비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여야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으로 규정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을 비판하며, 외교부에 단호한 조치를 주문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남침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은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외교부가 적극적인 항의 등을 전달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6·25전쟁, 한국전쟁이라고 부르는 역사를,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이라고 지칭한다.
펑더화이를 총사령관으로 한 중국인민지원군은 1950년 10월19일 압록강을 넘어 6·25전쟁에 개입했다. 중국의 참전으로 국군과 연합군은 38도선 이북에서 후퇴하게 됐고 이듬해 1월 4일 서울이 북한군과 중국군에 넘어갔다
중국은 한국전에 참전, 미국군과 한국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1950년 10월 25일을 기념일로 정해 매년 행사를 하고 있다.
항미원조 참전 70주년을 맞아 23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시 주석은 한국전쟁 참전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을 억제하고 중국의 안전을 수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은 “중국군의 참전으로 제국주의 침략과 확전을 억제했다”면서 “중국의 항미원조는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 신중국 대국의 지위를 과시한 전쟁이었고, 세계 평화를 지키려는 중국인들의 굳은 결의를 보여준 전쟁”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당일 아무런 입장을 내지 않았고 시 주석 연설 이튿날인 지난 24일 국내 언론이 관련 입장을 묻자 “북한의 남침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는 입장을 구두로 내놓았다. 이를 놓고 외교부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일본 지도자가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진상하면 비판 성명을 즉각 발표하지 않느냐, 그런데 중국이 전쟁을 미화할 때는 왜 침묵하냐”고 지적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 역시 “방탄소년단(BTS)은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에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BTS보다 못한 외교부가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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