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금도 넘어” vs 野 “황제폐하”..여야, 정례회동서 신경전
by임현영 기자
2018.10.29 14:15:08
29일 국회서 의장 주재 정례회동
홍영표 "금도넘은 대통령 비판" 지적
김성태 "靑, 황제폐하 수준 국정운영"
특별재판부, 국정조사 등 합의점 못찾아
| 29일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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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여야는 29일 특별재판부 설치·채용비리 의혹 국정조사 등을 논의했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못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를 겨냥해 날선 비난을 주고받으며 논의는 평행선을 달렸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정례회동을 갖고 정기국회 현안을 논의했다.
홍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명수 대법원장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먼저 사임시키고 특별재판부를 논의하자고 했다”며 “제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회동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진전이 없었다”며 “국회 차원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촉구 권고 결의안을 채택하고,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했는데 다들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했다.
채용비리 의혹 관련 국정조사 건에 대해서도 여야는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서울교통공사가 해명한 것을 제외하곤 실체적 진실을 판단할 근거가 없다. 감사원 감사를 먼저 하는 것이 맞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정조사 추진과 특별재판부 설치를 여야가 ‘주고받기’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전혀 다른 사안이며 그럴 사안이 아니”라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앞서 모두발언에서도 3당 원내대표는 신경전을 이어간 바 있다. 홍 원내대표는 “최근 여야관계가 굉장히 거칠어지고 여러가지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국회가 금도를 넘어서 대통령이나 정부를 비난하고 국회의 품격까지 의심하게 하는 공방전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특히 청와대가 평양공동선언·군사합의서에 단독 비준한 것을 겨냥해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절차없이 비준 처리했다”며 “제왕적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수준을 넘어, 황제폐하 수준의 대한민국 통치행위가 이뤄졌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를 걱정하고 기업을 걱정하면서 낸 법안들에 다 협조했다”면서도 “헌정 역사상 이렇게 국회가 무시당하고 불신당한 적이 있나. 대의민주주의가 큰 위기를 맞았다고 할정도로 국회의 위기”라고 불쾌감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야당이 금도를 넘어섰다’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민주당의 과거 정당사를 보자”며 “야당의 발언에 대해 국격을 운운할 자격이 있나. 과거 민주당이 야당시절 정부를 공격한 내용에 대해 정리해 발표하겠다”고 쏘아붙였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경제문제에 집중해야 하는데 여야 간 정쟁이 격화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매일이라도 만나서 두 원내대표를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용비리 관련 국정조사에 대해선 “여당이 (입장을)풀어줘야 한다”며 “특별재판부 문제도 한국당이 적극적으로 판단해서 국회가 현명한 결정을 내리도록 풀어가자”고 양당에 신속한 현안 처리를 촉구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공동 추천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 홍진 선생 의회지도자상 건립의 건’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