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국정원, MBC·KBS 좌편향 인사·프로그램 퇴출 문건작성

by이정훈 기자
2017.09.18 19:11:45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이명박 정부의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이 KBS와 MBC의 이른바 ‘좌편향’ 인사와 프로그램을 퇴출하기 위한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18일 원 전 원장 재임 당시 국정원이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안’,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등 2건의 문건을 작성,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에 따르면 ‘MBC 정상화 전략 및 추진방향’ 문건은 2010년 2월 16일 원 전 원장이 ‘MBC 신임사장 취임을 계기로 근본적인 체질개선 추진’이라는 지시를 함에 따라 담당 부서에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건의 주요 내용은 ▲노영(勞營)방송 잔재 청산 ▲고강도 인적 쇄신 ▲편파 프로 퇴출에 초점을 맞춰 근본적 체질개선 추진 등이었다.

문건에는 MBC가 ‘밥그릇 지키기’에 골몰, 좌파세력에 영합하는 편파보도로 여론을 호도해 국론분열에 앞장서고 있으며, 참여정부 시절 편파방송을 주도한 인맥이 건재, 노조를 방패막이로 정부시책에 저항하며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기술돼 있다.

또 방송에서도 좌편향 출연자들을 편중 섭외해 왜곡보도의 악순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좌편향 출연자의 예로 김○○(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김○○(황금어장), 김○○(시선집중) 등 3명을 들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기본 전략으로는 ▲좌편향 인물 퇴출로 악순환 고리 차단 ▲노영방송 척결을 위한 근원적 해결책 강구 ▲MBC 정체성 확립 논의로 파행방송 행태에 경고 등을 열거했다.



또 3단계 세부 추진 방안을 제시했는데, 1단계는 간부진 인적쇄신·편파프로 퇴출, 2단계 노조 무력화·조직개편으로 체질변화 유도, 3단계 소유구조 개편논의로 언론 선진화에 동참 등이다.

세부추진 방안 중에는 PD수첩·MBC스페셜·후플러스·시사매거진2580 등 이른바 ‘편파방송 주도 시사고발프로’의 제작진 교체, 진행자·포맷·명칭 변경 등이 담겼다.

국정원은 특히, ‘손○○, 김○○, 성○○, 김○○ 등 진행자와 김○○ 작가, 김○○ 패널 등은 반드시 교체’라고 적시했다.

‘KBS 조직개편 이후 인적쇄신 추진방안’ 문건은 2010년 5월 28일 청와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국정원 담당 부서에서 작성해 6월 3일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문건의 골자는 KBS가 6월 4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곧바로 후속인사에 착수할 계획인데 면밀한 인사검증을 통해 부적격자를 퇴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국정원은 퇴출 대상으로 ▲좌편향 간부 ▲무능·무소신 간부 ▲비리연루 간부를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