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많다"며 건넨 수면제 음료…택시기사는 1700만원 털렸다

by권혜미 기자
2022.07.20 21:29:43

피의자, 전과 27범…출소 6개월 만에 또 ''범행''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택시기사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건넨 뒤 신용카드와 현금 등을 훔쳐 달아난 승객이 경찰에 붙잡혔다.

30대 남성 A씨는 지난달 18일과 22일 경기 남양주와 대전에서 택시기사 2명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를 마시게 한 후 강도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음료 안의 수면제 성분으로 택시기사들이 잠이 들자 현금과 신용카드 등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훔친 카드 등으로 수백만 원을 쓰고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등을 구매해 되팔아 현금화했으며, 경찰에 의하면 피해금액은 17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지난 18일 경찰청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장거리 손님이 고생했다며 택시기사에 건넨 음료의 정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며 A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숙박업소 내부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22일 늦은 밤 장거리 출장을 동행한 A씨와 택시기사는 대전의 한 숙박업소에 함께 방문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방에서 나온 사람은 단 한 명으로, 옷을 갈아입은 A씨는 택시기사가 들고 있던 여행용 가방을 끌고 다급히 방을 빠져나왔다.

알고 보니 A씨는 택시기사에게 “오랜 시간 운전해 고생이 많다”며 다량의 수면제가 들어 있는 피로회복제를 건넨 뒤 택시기사가 잠이 들자 물건을 훔치고 달아난 것이었다.

택시기사가 잠이 든 사이 피의자는 짐가방을 들고 숙박업소를 빠져나가고 있다.(사진=‘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
이후 경찰은 다른 지역으로 도주한 A씨를 검거하고 구속했다.

대전 서부서 조용필 과장은 “좋게 보면 서로간의 호의지 않나. 호의지만 이렇게 범행에 악용될 수 있다”며 “한 번 정도는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과 27범인 A씨는 출소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출소 이후에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자 또다시 유사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