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떡 상온에서 최장 8개월 유통 기술 나왔다

by김형욱 기자
2019.04.02 14:40:01

농진청-강원대, 미생물 저감 최적화 기술 개발
현재는 냉장해도 최장 1개월…유통편의 개선
식품기업 보급 추진…쌀 소비·수출 확대 기대

김행란 농촌진흥청 농식품자원부장이 2일 세종시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에서 ‘떡볶이 떡’의 상온 장기 유통 기술 개발 과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떡볶이 떡을 상온에서 최장 8개월 동안 유통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쌀 소비 확대는 물론 수출 확대도 기대된다.

정부 농업·농촌연구기관 농촌진흥청(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김행란 농식품자원부장은 2일 농림축산식품부 세종청사에서 떡볶이·떡국용 떡 유통기한 연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떡볶이용 떡은 상온에선 유통할 수 없었다. 냉장 상태로도 유통기한이 1개월 밖에 안됐다. 떡 자체에 수분 함량이 많아 효모나 곰팡이 등 미생물이 쉽게 증식하기 때문이다. 표면을 살균 처리 후 진공 포장해도 한계가 있었다. 최근 떡볶이 떡 국내외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떡 품질을 유지한 채 좀 더 오래 유통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쌀 가공업체의 숙원사업이었다.

농진청은 이 같은 업체의 요청에 강원대와 함께 2017~2018년 2년 동안 떡볶이 떡 유통기한을 늘리는 방법을 연구했다. 쌀을 씻고 분쇄해 가루로 만든 후 떡을 만들고 이를 유통하는 전 과정에서 미생물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요소를 최대한 줄인 것이다.

농진청은 이 기술을 활용한 결과 떡볶이용 떡이 상온(15~35℃)에서도 8개월 동안 일반 세균이나 곰팡이(진균) 수, 대장균 같은 미생물이 발생하지 않았고 맛이나 모양도 큰 변화가 없다는 걸 확인했다. 또 유통기한을 정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이 결과를 인정받았다.



농진청은 이 기술과 관련한 특허를 출원한 후 민간에 기술이전 방식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기존 식품기업이 이를 도입하면 떡볶이·떡국용 떡의 유통 편의가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증가 추세인 수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떡 수출액은 176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29% 늘었다. 대부분 떡볶이나 떡국용이다.

고가의 새 장비나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라 기존 기술을 최적화하는 것인 만큼 이를 도입하는 업체의 비용 부담도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연구진이 한 업체를 통해 시제품을 개발해본 결과 가격이 소폭 늘어나지만 냉장 없이 오랜 기간 유통할 수 있는 장점을 고려하면 실보다 득이 많을 수 있다. 연구진은 현재 이와 관련한 경제성 분석도 진행 중이다.

연구진은 지난달 26일 한국쌀가공식품협회와 떡 가공업체와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60여 업체가 참석하는 등 높은 관심 속에 참가기업 3분의 2가 수출 확대 기대감을 보였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김행란 부장은 “후 살균이라는 공정 하나가 추가되는데 현재 250㎏ 생산하는 데 1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체가 요청한 대로 제조기업 크기별 표준공정 모델을 추가 연구 후 본격적으로 기술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주로 떡볶이·떡국을 만들 때 쓰는 가래떡. 농촌진흥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