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 내년 예산 12조9000억…시의회 넘을 수 있을까

by김형환 기자
2022.11.15 14:00:00

서울시교육청, 2023년 본예산 편성
적립 기금 편성·시설사업비 증액
국민의힘 다수 ‘시의회’…“송곳검증”
시교육청 “시의회 의견 충분히 반영”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2023학년도 본예산으로 12조8915억원을 편성한 가운데 국민의힘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본예산으로 올해 본예산인 10조5886억원보다 21.7%(2조3029억원) 늘어난 12조8915억원 편성했다고 15일 밝혔다. 세입 예산은 △중앙정부 이전수입 7조1842억원 △지방자치단체 이전수입 4조1721억원 △기타이전쉽 81억원 △자체수입 1264억원 △전년도이월금 1조3853억원 △금융자산회수 154억원 등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 12조8915억원을 △인건비 6조7554억원 △학교·기관 운영비 1조1544억원 △교육사업비 2조6747억원 △시설사업비 1조506억원 △기금 전출금 1조2364억원 예비비 200억원 등에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예산안은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9700억원)과 △시설사업비(1조506억원)이다.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은 본예산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포함된 내용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지방교육재정 축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시설사업비의 경우 지난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당시 시의회에서 강력히 증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올해 본예산(6370억원)보다 4136억원 늘어났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별관에서 열린 ‘제315회 서울특별시의회 정례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종합 행정사무감사’에 출석, 시정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시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민의힘이 76석으로 더불어민주당(36석)보다 40석 많은 서울시의회를 쉽게 통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 15일 본 예산(10조6393억원)보다 35.1%(3조7337) 늘린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을 제출했지만 시의회의 반대에 가로막혀 49일만인 지난 8월 29일 통과된 바 있다.

시의회는 시교육청의 추경 증액분 중 2조7000억원을 기금의 여유 재원 적립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조정을 요구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기존 기금전출금 예산의 47.1%인 1조2744억원을 감액해 1조663억원을 내부유보금으로 편성했고 국민의힘 측이 요구했던 학교 노후시설개선 등을 증액조정했다.



시의회는 이번 본예산의 경우 2022년 2차 추경안보다 더 섬세하게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채수지 국민의힘 시의원은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일이 없도록 날카롭게 심사할 것”이라며 “시교육청에서 지난 추경처럼 적립금을 과도하게 편성하거나 조희연 시교육감의 치적을 위한 예산 편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삭감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국민의힘이 다수인 시의회의 지지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국민의힘 측의 의견을 반영한 예산을 편성했다는 입장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추경안이 통과될 당시 여러 의견이 많아 적립금을 많이 줄이고 시설개선 비용 등을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당초 1조5000억원의 통합교육재정안정화기금을 조성하려했지만 반대 의견을 의식해 9700억원으로 조정했고 시설안전개선비용을 지난 예산보다 3000억원 이상 증액했다는 게 시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적립금에 대해 시의회가 부정적인 만큼 이를 두고 시의회와 시교육청 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실제로 내년도 시교육청 본예산안에는 노후회된 교실 시설 개선 비용으로 총 9570억원을 배정했다. 지난 2차 추경 당시 시의회에서 강력히 요구했던 사안이다. 이번 시설 개선 비용에는 화장실·냉난방 개선 등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시설개선뿐만 아니라 내진보강·소방시설 등 안전시설 개선비까지 포함됐다.

시교육청은 책임교육 강화를 위해 3139억원을 편성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교육결손 회복을 지원하고 기초·기본학력 보장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에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여러 교육 정책에 발맞추기 위함으로 보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 정부에서 기초학력을 강조하고 있고 시의회에서도 이부분을 강조하고 있어 이같은 예산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미래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4170억원이 편성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의 디지털 전환 지원 △서울형독서토론교육 등 미래형교육과정 운영 지원 △교실·놀이터 등 미래지향적인 학교 공간 조성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학생들과 교사에 교육용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디벗’ 사업에 830억원을, 전자칠판 설치 확대를 위해 1591억원을 편성했다. ‘디벗’ 사업의 경우 현 중1에게만 지급되는 디벗이 중1과 고1까지 확대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023년 본예산은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담보하고, 기초·기본학력 보장 등 교육의 책임성을 강화하며 미래교육체제로의 전환을 본격 추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흔들림 없이 더 질 높은 공교육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견결히 추구하며,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혁신미래교육’을 통해 미래교육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