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부 "아이가 그리 됐는데 뭔 말을"..직장동료 '충격'
by박지혜 기자
2021.01.06 16:43:5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 관련 양부가 다니던 방송사에서 해고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양부 A씨는 “회사에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A씨는 5일 중앙일보를 통해 이같이 전하며 “저 때문에 많은 분이 고초를 겪었다”면서 “아이가 그렇게 됐는데 제가 무슨 할 수 있겠나.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A씨 직장 동료들은 그에 대해 “인성이 좋은 사람”, “차분하고 가정적인 사람”, “아이를 좋아하고 예민한 아내를 챙기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던 터라, 이번 사건이 알려진 뒤 다들 놀랐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 6일 오후 경기 양평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지를 찾은 한 추모객이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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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경영직 군으로 근무하던 방송사는 이날 오후 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고수위 징계인 해고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난해 12월 서울 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A씨를 유기와 방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의 부인인 정인 양 양모는 아동학대치사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A씨에 대한 기소 후 해당 방송사는 지난해 12월 29일 1차 징계위를 열어 해임 절차를 논의했고 법적 자문을 받은 후 이날 오후 해임을 의결했다.
지난 2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정인 양의 죽음을 재조명한 뒤 여론이 악화한 점도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인 양이 숨지기 직전 상황에 대한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해 9월 23일, 정인 양이 숨지기 20여 일 전쯤 마지막으로 정인 양을 진료한 소아과 의사가 경찰에 신고한 내용이다.
정인 양이 혼자 걷지 못할 정도로 영양 상태가 불량하고 간혹 멍이 들어서 병원을 방문할 걸 보면 아동보호기관에서 관찰하고 있는 아이 같다고 정확하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3번째 신고조차 ‘무혐의’로 처리됐고 정인 양은 결국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