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대우조선 인수전 참여 `고사한 까닭은`…
by김미경 기자
2019.02.12 15:24:49
11일 이사회 열고 불참 결정
“외형보다 내실 집중” 결론
산업은행에 불참 의사 전달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고사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최종 낙점됐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전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 인수전에 불참할 것으로 결정한 뒤 곧바로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에 불참 의사를 전달했다. 삼성중공업 측 관계자는 “전날 내부 검토를 거쳐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외형을 키우기 보다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자고 내부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미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인수전 불참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먼저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검토할 시간이 촉박하고, 그룹 차원에서 조선업을 키울 의지가 강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실제 현대중공업과 산은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3개월 이상 대우조선 민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에 반해 삼성중공업에 주어진 시간은 이달 28일까지로 1개월에 불과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만 40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적자행진으로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룹 차원에서도 전자·바이오산업에 투자를 집중하는 반면, 노동 집약산업인 조선소에 투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우세했다.
조선업 한 관계자는 “특혜 시비를 우려해 산은이 삼성중공업에도 제안서를 보냈을 뿐 여러모로 현대중공업에 들러리를 서는 모양새였다”며 “만약 삼성중공업이 의사가 있었더라도 이미 다 진행된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만큼 원가절감 노력에 박차를 가해 경영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 내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중공업(重工業) 부활의 원년’으로 삼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삼성중공업의 인수 불참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는 1강, 1중 체제로 재편된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합작법인과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고 상장회사로 합작법인을, 현대중공업은 비상장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조선합작법인은 중간지주 형태로 바뀐다. 산은은 다음달 초 이사회 승인을 거쳐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