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보고서, 송영무 무산·김영록 채택…이틀째 야누스 국회(종합)
by유태환 기자
2017.06.29 16:28:50
29일 전날 이어 두 고위 공직 후보자에 전혀 다른 분위기
한국당 불참으로 송영무 보고서 채택 무산…김영록 '적격'
김상곤 후보엔 고성…조명균 후보엔 차분히 '정책질의'도
|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며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한쪽 청문 후보자에 대해선 여야의 극한 대치가, 다른 쪽 청문 후보자에 대해선 이견 없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야누스 같은 국회 모습이 29일에도 재연됐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문을 지키는 신으로 앞뒤가 다른 두 얼굴을 가졌다.
당초 여야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진행된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 대한 보고서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반발로 회의 개최 자체가 무산됐다. 반면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는 여야의 이견 없이 ‘적격’ 의견으로 채택이 결정됐다.
전날 고성을 주고받으며 질타가 계속된 송 후보자 청문회장과 정책중심 질의로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된 김영록 후보자 청문회장 모습을 그대로 이어간 것이다. 송 후보자 청문회장에서는 그의 음주운전 은폐 의혹과 월 3000만원에 달하는 고액수임료 등으로 질타가 쏟아진 반면 김영록 후보자에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마저 “어려운 농림부 장관에 지명되셔 책임이 막중하고 잘할 것이라 믿으며 축하한다”고 덕담을 건넨 바 있다.
당초 국방위는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한국당 소속 경대수 간사가 당론에 따라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회의 자체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이날 아침부터 송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 불가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 국방위 인사청문회에서 확인했듯 송 후보자는 국가안보와 국방정책을 책임지는 장관으로서의 자격이 전혀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라며 “송 후보자는 그간의 의혹이 해명되긴커녕 오히려 위증 의혹과 수사 가능성까지 덧붙여졌다”고 비판했다.
이와는 정반대로 농림해양수산위원회는 “농림축산식품분야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심화시켜 왔으며,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도덕성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김영록 후보자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날 열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조명균 통일부 장관 청문회에서도 이같은 양면적 모습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김상곤 후보자 청문회가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논문표절 등에 대한 자료제출을 둘러싼 여야 간 기 싸움 탓에 1시간여가 지나서야 정상적으로 청문회가 진행됐다. 이후에도 김상곤 후보자의 논문표절과 논문 중복 게재 등에 대해 “논문도둑·가짜인생”이라며 거친 설전이 계속돼 격양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반면 조 후보자 청문회는 신상지적이나 흠집 내기보다는 대북정책 중심의 질의가 주를 이뤘다. 소위 5대 원칙이라 불리는 병역면탈과 부동산투기, 세금탈루, 그리고 위장전입, 논문표절 등 의혹이 없는 조 후보자 도덕성에 대해서는 야당도 합격점을 줬다는 평가다.
| 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됐다. (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