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형일 기자
2024.12.11 17:20:39
금융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서 살펴볼 것"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만 70세를 넘어도 회장의 임기를 보장하는 규범 개정을 단행했다. 금융당국도 이번 하나금융의 규정 변경을 지배구조 선진화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 규범 개정 사항을 공시했다.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하되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 임기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한다’로 변경했다. 즉 ‘해당일 이후’로 규정했던 것을 ‘해당 임기 이후’로 변경한 것이다.
이번 개정으로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내년 연임에 성공하면 2028년 3월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다. 하나금융 회장 임기는 3년으로 기본 규범을 따르면 현재 만 68세인 함 회장은 만 70세 이후 첫 주총을 개최하는 2027년 3월까지 2년만 재임할 수 있다. 연임을 확정하면 함 회장은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는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규범 개정에 대해 “만 70세 재임 연령 기준은 유지하되 주주총회 결의 등을 통해 부여한 이사의 임기를 보장해 사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번 하나금융의 내부 규범 변경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나금융 승계 절차 시작일은 지난 3일로 규범 개정은 전날 이뤄졌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승계 절차 시작 전날에 규범을 개정한 것 같다”며 “감독 규정상 금융사의 규범 개정을 승인하는 규정은 없지만 CEO 승계 프로그램의 합리적 운영이 지배구조 선진화의 중요한 요소인 만큼 들여다볼 부분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사 지배구조 선진화를 강조하면서 글로벌 기준에 맞는 공정한 승계 절차를 보장해야 한다며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에 대한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번 하나금융 규정 변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은 관례상 3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며 “무엇보다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환율 등에 대한 변동성이 큰 상황이고 시장 모니터링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뤄진 이번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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