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불확실성…환율, 이틀 만에 12원 상승해 1415원
by이정윤 기자
2024.12.05 17:14:29
약달러에도…계엄 이후 환율 12.2원 상승
尹탄핵소추안 발의, 이르면 내일 표결
외국인 국내증시서 3300억원대 순매도
탄핵, 경제 영향 미미…1400원 ‘뉴노멀’ 될 듯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이에 따른 탄핵 국면이 잇따르며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투심)는 더 악화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틀 만에 12원 이상 오르며 1410원 중반대에 올라섰다.
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10.1원)보다 5.0원 오른 1415.1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1월 4일(1419.2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다. 비상계엄 이후 이틀째로 접어들면서 정규장에서만 12.2원 올랐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둘러싸고 정국은 불확실성이 더 커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원화 대비 달러의 선호도가 높은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달러화는 약세였음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원화 리스크로 인해 환율이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포인트까지 내려왔다. 최근 108포인트를 웃돈 것에서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도 이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는 33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전날에도 410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환율 하락 요인이 없는 상황에서 외환 당국의 고강도 실개입만이 추가 상승을 저지하고 있다. 이날도 장중 당국의 개입과 경계감에 환율 상단이 제한됐다.
당국과 전문가들은 정치적인 요소가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환율이 1410원으로 약간 오른 상태지만, 이후 새 쇼크(충격)가 없다면 천천히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박근혜 탄핵 당시 환율도 탄핵소추 발의 이후 약세를 보였으나, 이는 국내 재료로 인한 환율의 단독 약세가 아닌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인한 달러 강세 영향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며 “따라서 국내 정국 불확실성이 글로벌 외환시장과 독립될 수준의 과대한 변동성으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장기 원화의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은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스러운 부분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한국 거버넌스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라며 “환율이 연고점인 1440원을 다시 돌파하긴 어렵겠지만 단기적으로 하단은 1400원대에서 높게 지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