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고만 6100억원…책무구조도 서두르는 은행권

by정두리 기자
2024.10.28 17:59:30

신한금융도 28일 책무구조도 제출 완료
10월까지 금융지주·은행 조기 참여할 듯
당국 권고 외 책무관리시스템도 별도 가동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금융권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가 최근 7년 동안에만 6600억원을 넘어서며 내부통제 문제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 도입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금융지주사 및 시중은행은 이달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제출해 금융당국의 시범운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른 책무구조도를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책무구조도 시범 운영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금융사는 신한금융, 신한은행, DGB금융지주, iM뱅크, 하나은행 등이다. 이달 말까지는 5대 금융지주 및 은행과 주요 지방은행도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국내 금융업권 금융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2024년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463건에 발생금액은 6616억 7300만원에 달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금융사고가 4097억 5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책무구조도는 대규모 횡령 및 금융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통제강화 방안 중 하나다. 임원별 내부통제 책무를 명확히 기재해 사고 발생시 임원들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설계됐다.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라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2025년 1월까지 금융당국의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금융당국은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제출하는 금융사를 대상으로 11월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시범 운영 기간에 책무구조도를 제출 및 시행하면 컨설팅 및 제재 감면 또는 면제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시범운영기간 중에는 내부통제 관리의무가 완벽하게 수행되지 않은 경우에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을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책무구조도를 조기 제출한 금융사 및 은행들은 당국의 권고 외에도 대부분 ‘책무구조도 관리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가동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점검활동과 개선조치들이 시스템 상에서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별도의 책무구조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내부 관리체계의 상시화 측면 외에도 만일의 금융사고 문제 발생 시 책무구조도 관리 조치의 충실한 이행에 따른 면책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복안도 담겨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