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광폭질주' 현대차..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中·日’

by김성진 기자
2023.04.25 18:12:47

1분기 美 시장 역대 최대 판매 기록
유럽·인도, 각각 전년비 5%·11% 증가
中시장, 사드 이후 추락..올해 회복 관건
진입 어려운 日시장..성과 내기 위한 도전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배경에는 북미·유럽·인도 시장에서의 탄탄한 판매량이 자리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에서 역대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으며 유럽에서도 5% 수준의 판매 확대에 성공했다. 특히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에서는 최근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그룹.)
그러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과 일본 시장은 현대차가 추가 성장을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특히 중국은 연간 자동차 판매량이 2100만대에 달하는 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이면서 성장 가능성도 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중국 시장 판매량을 40% 가까이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1분기 자동차 시장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총 19만8218대를 판매한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15.6% 판매량을 끌어올렸다. 기아 역시 마찬가지로 전년보다 21.8% 증가한 18만4136대를 판매했다. 각각 역대 최대 기록을 쓴 양사의 합산 판매량은 38만23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발 빠른 전동화 전략으로 친환경차 판매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올 1분기 현대차·기아는 총 28만219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을 4.7% 늘렸다. 현대차가 7.6% 늘어난 13만3622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2.2% 증가한 14만8571대를 팔았다. SUV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 투싼과 스포티지가 꾸준히 인기를 보인 덕이다.

특히 인도에서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인도는 14억명의 인구를 무기로 일본을 제치고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 3위로 부상했다. 올 1분기 현대차는 인도에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어난 14만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연간 13만대 생산능력을 보유한 인도 GM공장을 인수해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부진한 것은 꼭 풀어야 할 숙제다. 현대차·기아는 2016년 중국에서 179만2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조치 이후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정부의 봉쇄, 공급망 붕괴 등으로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중국 시장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 시장 판매목표를 전년 대비 20.5% 증가한 30만6000대로 설정했으며 기아는 91.9% 늘어난 17만대로 잡았다. 특히 기아는 올해 중국에서 EV5와 EV6 등 신형 전기차를 연속으로 출시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판매가 확 줄어든 러시아 시장도 고민거리다. 공장 가동이 멈춰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한 만큼 러시아에서 감소한 판매를 다른 시장에서 회복하기 위한 다변화 전략도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자국 브랜드 장벽이 높아 외국 기업 진입이 힘든 일본 시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지도 관심사다. 일본수입차협회(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수소전기차 ‘넥쏘’ 총 518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시장 규모가 크고 한국과 접근성이 좋아 잠재력은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