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구속·압색, 정진상 출금…檢, ‘이재명 최측근’ 정조준(종합)
by박기주 기자
2022.10.24 18:31:09
김용 구속한 檢, 민주연구원 압색…문서 파일 확보
또 다른 최측근 정진상, 출국금지조치…“핸드폰도 빼앗겨”
눈물 보인 이재명…“참혹한 일 벌어지고 있다”
[이데일리 박기주 이상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턱밑까지 다다랐다. 특히 이 대표가 직접 자신의 ‘측근’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민주당 정무실장은 동시에 직접 사정권에 들었다. 검찰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까지 마친 만큼 이 대표를 향한 수사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철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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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위치한 민주연구원 부원장실에서 김 부원장이 사용하던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돌아갔다. 이날 압수수색은 오후 2시 20분부터 약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검찰은 이날 김 부원장이 사용한 PC에서 문서 파일과 엑셀 파일 등 4개의 파일을 확보해 돌아갔다. PC 등 물건은 가져가지 않았다. 이 파일에는 민주당 당직자 명단 및 이력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압수 물건은 없었고, 형식상 문서파일을 가져갔는데, 6개 중 3개가 동일해 실제론 4개를 가져갔다”며 “이 문서는 김 부원장이 취임한 10월 4일 이후 생성된 파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져간 파일은 (정치 자금을 수수했다는)범죄 혐의와 무관한 내용”이라며 “단순한 문서 파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압수수색은 지난 21일 구속된 김 부원장에 대한 추가 수사 성격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과 7시간 넘게 대치한 끝에 철수한 바 있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의 대표적인 최측근 인물로, 지난 대선 경선 기간 대장동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약 8억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자금이 이 대표의 대선 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부원장을 이미 구속한 상황인데도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나선 건 그 만큼 그에 대한 혐의 입증에 신중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이 대표가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고 언급한 인물 중 또 하나의 인물인 정진상 실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정 실장에 대한 출국금지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정 실장을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된 공소장에 특가법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피의자(전 두산건설 대표 A씨·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 B씨)의 공모자로 적시한 바 있다. 이 공소장에는 이 대표도 정 실장과 함께 공모자로 거론됐다.
이 대표는 두산건설 등 기업들의 후원이 이뤄질 당시 성남시장이자 성남FC 구단주였고, 정 실장은 성남시청에서 정책실장(별정직 6급)으로 일했다. 정 실장은 직제상 6급에 불과했지만, 검찰은 그가 이 대표의 측근으로 후원금 관련 절차를 지휘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미 입장을 밝혔듯이 제가 불법 대선 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했다. 그는 “저는 이미 검찰, 경찰의 소환에 응하여 수차례 조사를 받았다”며 “지난 9월 16일에는 압수수색을 당해 핸드폰 등도 빼앗겼고 출국금지도 당했다. 검찰이 추가로 조사할 것이 있어서 소환하면 언제든지 당당하게 응하여 성실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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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 같은 일련의 검찰 수사에 입장을 밝히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압수수색 시도가 이뤄지던 시각, 당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정감사 도중 야당 중앙당사 침탈이라는 대한민국 정당사 역사에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던 중 잠시 울먹이며 말을 이었다. 이 대표는 “비통한 심정으로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며 “국민이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말고 퇴행한 민주주의를 꼭 지켜주실 바란다”고 말한 뒤 당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이 대통령 시정연설인데 오늘 이렇게 압수수색을 또다시 강행하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제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남은 것 같다. 도의는 사라지고 폭력만 남은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