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부터 암까지..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케어푸드' 경쟁 본격화

by백주아 기자
2022.04.04 16:44:02

현대그린푸드, ''그리팅'' 사업 강화..당뇨식 잇단 출시
아워홈, 소화기 암환자 위한 식단 개발 나서
케어푸드 시장 규모 2조5000억 돌파..10년새 5배 성장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식품업계가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를 위한 ‘케어푸드’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하고 제품 출시와 연구개발(R&D)을 본격화하고 있다. 가정간편식(HMR) 형태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판매는 물론 새벽 정기 구독 서비스까지 운영하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당장은 당뇨 환자용 식단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암 등 질병 종류별 식단 개발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린푸드 당뇨 식단. (사진=현대그린푸드)
4일 현대그린푸드(005440)는 자체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인 ‘그리팅’의 정기 구독형 식단 신제품 ‘당뇨식단’ 24종을 출시했다. 그리팅 당뇨식단은 당 수치를 관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만든 식단으로 한 끼에 5개 반찬으로 구성되며 전자레인지에 2∼3분가량 돌리면 되는 HMR 형태다.

그리팅 당뇨식단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당뇨 환자용 식단형 식품’ 표준 기준인 단백질 18g 이상, 나트륨 1,350mg 이하, 총 열량 대비 당류와 포화지방은 10% 미만 등 조건을 충족한다. 1주일(6끼) 또는 2주일(12끼) 단위로 기간을 선택할 수 있고 이틀에 한 번 새벽 배송으로 배달해 주는 정기구독 방식으로 제공된다.

현대그린푸드는 올해를 케어푸드 사업 확대 원년으로 정했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는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 자리에서 “올해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와 연구개발을 통해 케어푸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식단 기능성 강화 등 고객 건강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4일 서울 풀무원 본사에서 열린 ‘당뇨인의 식사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김진홍 풀무원식품 김진홍 대표와 김광원 한국당뇨협회 협회장이 협약 체결 후 협약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풀무원)
케어푸드가 식품업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른 건 지난 2020년부터다. 식약처가 영양성분에 민감한 만성질환자를 위해 ‘식단형 식사관리 식품’ 유형을 신설하면서 경쟁이 본격화했다. 케어푸드는 산모·영유아 건강식과 고령자를 위한 연화식, 환자들을 위한 저염식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지난해 2조5000억원 규모로 2011년 5104억원 규모에서 10년 만에 5배 가까이로 성장했다.



녹즙 등 건강식 배송 강자 풀무원(017810)식품은 지난해 7월 당뇨 환자식의 정기구독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한 바 있다. 채소찬 2팩, 단백질찬 1팩, 밥 1팩 등 4팩으로 구성된 ‘당뇨케어 밀플랜’ 세트(16종)를 전날 조리해 다음 날 새벽 배송한다. 풀무원 식품은 지난달 24일 한국당뇨협회에서 추진하는 국내 당뇨인을 위한 각종 사업의 공식 후원사가 되어 풀무원의 당뇨환자용 식단형 식사관리식품과 당뇨인에게 필요한 정보 제공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대상 ‘뉴케어’. (사진=대상)
이 외에 대상(001680) 라이프사이언스는 백미 대신 현미와 렌틸콩, 퀴노아를 넣어 당 함량을 3g으로 낮춘 ‘뉴케어 당플랜 볶음밥’을, hy(옛 한국야쿠르트)는 22가지 곡물을 함유한 당뇨 환자 식사 대용식 ‘잇츠온 케어온 당케어’ 등을 지난해 출시했다.

당장은 당뇨 환자를 위한 저염식 식단이 주를 이루지만 향후 다양한 질병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단 개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아워홈은 케어푸드의 정점에 있는 ‘메디푸드’ 개발 사업 계획을 내놨다. 아워홈은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 시행하는 ‘고부가가치식품개발사업 미래대응식품’ 연구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오는 2025년 말까지 ‘소화기암 환자의 수술 후 영양 충족, 소화 증진이 가능한 암환자용 메디푸드 산업화’ 연구에 나선다.

연구개발은 △암환자용 메디푸드 식단 및 제품 개발 △암환자에게 부족하기 쉬운 미량 영양소 전달을 위한 효율적 전달체 개발 △암환자용 메디푸드 임상시험 △메디푸드 산업화 순으로 추진한다. 아워홈은 소화기암 환자 대상 영양 기준 수립 및 식단과 제품을 설계하고 암환자 맞춤 회복을 위한 식단, 조리법 및 제품 개발 등을 적극 수행할 예정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번 연구과제 참여로 건강이 취약한 암환자나 고령자를 위한 혁신적인 메디푸드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워홈만의 케어푸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자 대상 맞춤 관리식 개발과 고령자 및 만성질환자의 질병 예방과 관리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