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금융]디지털화 선언 반년…금융지주 '따로 또 같이' 전략

by김유성 기자
2021.06.15 20:01:50

KB와 신한, 외부 전문가 영입해 플랫폼 전략 주도
하나·우리·농협, 자체적으로 플랫폼 구축 혹은 제휴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올해를 디지털화 원년으로 삼았던 금융지주들의 디지털 플랫폼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은 외부 인재를 수혈해 내부 개발·운영 역량을 높이고,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또한 외부 플랫폼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 검토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비은행 계열사 플랫폼이 다양한 편이다. KB캐피탈이 운영하는 중고차 운영 플랫폼 ‘KB차차차’는 업계 2위로 발돋움해 있고, 2019년 시작한 알뜰폰 사업 ‘리브모바일’은 10만 정도의 가입자를 모았다. 부동산 플랫폼도 경쟁사와 비교해 앞선 편이다.

KB금융은 올해부터 이들 플랫폼을 모아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한번에 KB금융 내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자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안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앱 운영과 전략에 밝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박기은 테크기술본부장에 임명하고, 부동산 앱 고도화를 위해 네이버 출신 개발 책임자를 영입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도 “외부 디지털 DNA를 가진 인재들이 들어와 내부 DNA를 바꿔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비금융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지난 6일 신한은행은 이용자들의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비금융 신사업 추진을 위해 ‘O2O 추진단’을 신설했다. 내부적으로는 배달을 비롯해 중고차 중개 등에 대한 여러 사업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신한카드의 지불·결제 데이터와 신한은행의 금융 데이터가 연계된 생활금융 플랫폼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통합AI센터장에 국내 데이터마이닝 전문가로 알려진 김민수 삼성SDS AI선행연구랩장을 영입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한 플랫폼 고도화를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지주는 글로벌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외부 인재 수혈보다는 자체 내부 인재를 활용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금융에서의 정보통신(IT)과 일반 포털에서의 IT는 다르다”면서 “금융 쪽을 잘 아는 내부 디지털 전문가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라인은 지난 10일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플랫폼 ‘라인뱅크’를 출범시켰다. 라인뱅크는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EB하나은행 인도네시아’와 라인의 아시아지역 금융사업 법인 ‘라인파이낸셜아시아’의 합작 회사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2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통해 현지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디지털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기로 의결했다. 이 자회사에는 하나은행의 GLN(Global Loyalty Network) 사업을 양도한다. 하나금융의 사이버머니 ‘하나머니’를 국제 송금·결제 매개체로 쓰겠다는 목표다. 법인장도 하나금융 내부에서 디지털 전문가로 소문난 한준성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하게 꼽히고 있다.

우리금융은 빅데이터와 AI부문에서는 KT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한다. 대출 고객 확보를 위해서 네이버파이낸셜과 제휴하는 등 외부 플랫폼과의 적극적인 협력·제휴를 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도 디지털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동안 받았던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유니폼을 없애고, 디지털 인재를 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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