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룰' 뚫었다… 잠실주공5단지 '50층 매머드급' 재탄생

by김기덕 기자
2017.09.07 19:12:17

7개월 만에 서울시 도계위 심의 사실상 통과
49층 추진에 발목 잡힌 은마아파트는 ''울상''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 강남 재건축 최대어로 관심이 집중됐던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7개월 만에 사실상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었다. 단지 내 공공시설에 대한 국제현상 공모 등 일부 세부사항을 조율하면 기존 15층, 3930가구의 잠실주공5단지는 최고 50층, 6401가구의 메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동안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상당수 재건축 단지가 서울시 ‘35층 룰’을 뚫지 못하고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만큼, 이번 통과가 또 다른 초고층 아파트 등장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는 지난 6일 제16차 서울시 도계위를 열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정비계획안을 보류하고 수권소위원회로 이관했다고 7일 밝혔다. 수권소위에서 세부적인 건축물 용도·디자인·배치와 토지이용계획 국제현상공모 등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본희의에 재상정 될 필요가 없다. 사실상 서울시 심의 9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교통의 요지인 잠실역 인근에 자리한 잠실주공5단지는 한강변 35만8000㎡ 면적에 들어서 있는 대단지다. 서울시 규정상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의 최고 층수는 35층이지만, 조합은 3대 도심(광화문·시청, 영등포, 강남)과 7개 광역중심(용산, 청량리, 창동, 상암, 마곡, 가산, 잠실)과 연계해 개발하는 경우 35층 제한을 풀어줄 수 있다는 예외규정을 적용해 초고층 개발을 추진했다. 잠실역과 인접해 있는 단지 남동 쪽에 오피스 1개 동, 아파트 3개 동이 50층 높이로 들어선다. 또 단지 내에는 40층 높이의 아파트 1개동과 35층 높이 호텔 1개동, 12층의 시민청(서울시 기부채납)도 배치될 예정이다. 전체 6401가구 중 602가구는 소형임대주택으로 구성했다.



업계에서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통과가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다른 단지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계위는 최고 49층 재건축을 추진해 온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광역중심지에 속하지 않아 종상향을 통한 초고층 재건축은 불가능하다며 지난달 이례적으로 미심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잠실주공5단지는 광역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50층이 허용된 것이여서 완전한 주거지역인 은마아파트와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이번 사례를 계기로 일반주거지역에 속한 다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초고층을 고집하는 경우 사업 추진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