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 창업주 3세 첫 '단독경영' 개시
by천승현 기자
2016.02.25 16:23:01
녹십자, 정기주총서 임기 만료 이사 2명 중 허은철 사장만 재선임
창업주 3세 첫 단독대표이사 체제 예고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녹십자(006280)가 창업주의 손자 허은철 사장(44)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가동할 전망이다. 처음으로 창업주 3세의 ‘홀로서기 경영’이 시작된다.
녹십자는 오는 3월 1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 상근 감사 1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키로 결정했다고 25일 공시했다. 사내이사로는 허은철 사장이 재선임되고 김병화 전무가 신규 선임된다. 허 사장은 녹십자 창업주인 고 허채경 회장의 손자이자 고 허영섭 회장의 차남이다.
오는 3월 21일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 2명 중 조순태 부회장은 재선임 대상에서 제외됐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부터 조순태-허은철 각자 대표이사체제를 운영했다.
이번에 조 부회장이 등기 이사 후보에서 제외됨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허은철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창업주 3세가 1998년 회사에 입사한 이후 18년간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경영을 홀로 총괄하는 셈이다.
허 사장은 서울대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식품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8년 녹십자에 입사한 이후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 R&D기획실 등을 거쳐 200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부터 기획조정실장을 지냈고 2014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허 사장은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조순태 부회장과 함께 연구개발(R&D)을 비롯해 경영 전반을 이끌어왔다. 최근에는 대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녹십자의 간판 역할을 해왔다. 현재 고 허 회장의 3남 허용준씨는 녹십자홀딩스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다. 장남 허성수씨는 회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녹십자는 지난 2009년 고 허영섭 회장의 별세 이후 동생인 허일섭 회장이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있다. 허일섭 회장은 지주회사 녹십자홀딩스(005250)의 대표이사 회장과 녹십자 회장을 역임중이다.
한편 녹십자의 등기이사에서 제외되는 조순태 부회장(62)은 회사에 남아 측면에서 회사 경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회장은 1954년생으로 중앙대 문과대학을 졸업했으며 1981년 녹십자에 공채로 입사한 이후 영업본부장을 거쳐 2009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으며 ‘영업사원의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조 부회장은 허은철 사장이 경영수업을 받을 때 6년 동안 대표이사를 지내며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하는 등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4년부터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을 역임했고 지난 24일 2년의 임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