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의 일침…"트럼프 관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헛구호 만들 수도"
by양지윤 기자
2024.11.28 15:58:19
FT 인터뷰서 보복 조치보다 ''협상'' 강조
"LNG·무기 등 구입, 美 회유해야"
트럼프 관세, 글로벌 GDP 감소 요인될 것 우려
"유로존 관세 위협 판단 아직 일러"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즉각 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기보다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뉴스(FT)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우리는 소위 말하는 수표책(checkbook) 전략으로 더 많이 치우친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과의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다시 환기시키며 “우리는 미국에 액화천연가스(LNG)와 방위용 무기 등 특정 품목을 구매할 것을 제안해야 한다”며 “이는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릴 수 있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CB 홈페이지에 게재된 인터뷰 전문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는 맞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수한 보복 전략보다는 더 나은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도 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무역 전쟁이 시작될 경우 “곧바로 확전 가능성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유럽 또는 그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세계 GDP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면 어떻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겠는가”라는 뼈있는 말도 남겼다. 이는 미 대선 전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관세 부과가 유로존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약간의 순 인플레이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언급하며 경제 활동 감소와 환율 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다만 “관세 문제는 양쪽으로 논의할 여지가 있다”며 “관세의 종류, 적용 대상, 그리고 적용 기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