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안부 장관, 비상계엄 전 “충암고끼리 모인 적 없다”

by박태진 기자
2024.12.05 17:12:30

‘비상계엄 사태=충암파 3시간 천하’ 의혹 부인
野, ‘전두환 하나회’ 비유…고교 동문 만찬 지적도
“尹, 현 정국 위중하게 인식…요건·절차 사후 검증”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이른바 ‘충암파 3시간 천하’라는 의혹에 대해 “충암고끼리 모인 적이 없다”고 밝혔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비상계엄 관련 긴급 현안질의’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번 사태를 국민들은 ‘충암고의 3시간 천하’라고 이야기한다’는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윤 대통령의 충암고 4년 후배다.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윤 대통령의 1년 선배다.

또 대북 특수정보 수집 핵심 기관으로 꼽히는 777사령부 수장 박종선 사령관(소장)과 방첩사령부의 여인형 사령관(중장) 모두 충암고 출신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들이 이번 비상계엄을 사전에 모의하고 실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의원도 이날 “전두환의 ‘하나회’가 생각나게 하는 충암고가 작당해서 내란을 음모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장관이 계속 부인하자 박 의원은 “왜 모인 적이 없느냐. 올해 초 국군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충암고 출신 3명과 만찬 자리를 가지지 않았느냐”고 따졌고, 이 장관은 “당시 충암고 출신은 2명 있었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이 비상 계엄을 선포한 이유를 당시 국무회의에 참석한 이 장관에게 묻기도 했다. 이에 이 장관은 “대통령께서는 지금의 현 정국 상황을 굉장히 위중하게 인식하고 계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계엄령 선포에 대한 분명한 법적 테두리가 있는데, 지금이 전시 상황이냐. 어떤 상황이냐’고 묻자 이 장관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으로 인해 방통위 운영이 중단됐고, 그 밖에 검찰이라든지 (상황이 엄중하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요건과 절차에 맞지 않다. 둘 다 위법하다. 위법한 계엄을 선포했으면 이건 내란죄”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이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의) 요건과 절차가 맞았는지 여부는 사후에 검증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