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침묵모드 언제까지?
by김영환 기자
2019.07.10 17:07:59
북미 대화 모드 속 남북 교류는 여전히 개점휴업
北, 미국과의 대화에 더 집중할 듯..南대북 인도적 지원 등 대화 동력
與방북 신청이 하나의 변수될지 관심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으로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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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미 간 실무협상을 통한 대화재개가 점쳐지고 있지만 남북 관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최근 들어 북한이 대미·대남 비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북미가 다시 협상에 나설 때까지 남북 간 대화 테이블은 여전히 공전할 가능성이 높다.
북미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이 진행되면서 교착 상태에 머물던 북미 관계는 다시금 대화 모드로 바뀌었지만 남북은 여전히 이렇다할 대화의 점접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부 당국간은 물론, 민간 차원의 교류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은 10일 “문재인 정부의 남북 경제교류 협력 재개 노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필요하다면 민간을 동원한 공공외교를 펼쳐서라도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에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문제를 홍보하고 제대로 인식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지적대로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이후에도 남북 간에는 별다른 기류 변화가 엿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북미 대화 준비가 부심한 북한이 남북 교류에까지 신경쓸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한다. 일단 북미간 비핵화-평화 체제 마련 협상이 중요한 만큼 여기에 전력을 다한다는 의미다.
우리 정부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취임 이후 국제사회를 통한 공여 및 우리측 쌀 지원으로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과의 교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노력이지만 직접 교류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도 있다.
이 가운데 최근 북한이 선전 매체를 통한 대미·대남 비난 목소리를 줄이고 있어 내부적으로 동향 변화가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북한 보도매체를 통한 대남 비난 같은 부분들은 저희가 계속 상황을 주시하면서 파악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간 실질적 교류를 위해서는 현재 북한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공동 대응이나 통일부가 9차례 신청만에 승인을 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등이 선행될 필요성이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공동 방역이라는 점에서,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은 진일보한 남북 교류라는 점에서 필요하다. 다만 북측은 여전히 이에 대한 답을 미루는 상황이다.
이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남북 교류 등의 적극적 요청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상시 소통채널을 통해서 북측에 계속 확인해 나가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아직 새롭게 말씀드릴만한 북측의 반응은 없다”고 했다.
여기에 여당 차원에서의 방북 가능성이 북미 대화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에 초청하기 위해 방북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