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국민의당 손 잡은 孫..연대까지 '산넘어 산'

by하지나 기자
2017.01.24 17:04:59

경선규칙 논의조차 못한 국민의당..대선국면 전환 속도낼 듯
연대방식·추가 연대 둘러싸고 이견 발생할 수도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24일 국민의당과의 연대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제3지대 정계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의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국민이당과의 연대, 연합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줄곧 연대 가능성만 언급됐다면 이번에는 한 단계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이날 손 의장은 “국민의당은 다당체제를 이룬 중요한 고리를 만든 정당”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중요한 개혁세력의 한 일원이 될 것이고 앞으로 연대와 연합을 통해서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갈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손 의장과의 국민의당과의 연대는 시기상의 문제였을 뿐 기정사실화됐던 부분이다. 더딘 지지율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지지세력을 넓히고, 대중적 관심을 끌어모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으며, 손 의장 입장에서도 호남을 기반으로 한 탄탄한 지지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 주최 제1차 대한민국미래전략포럼에서 헌법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동안 국민의당은 끊임없이 손 의장에게 구애를 보냈고 그때마다 손 의장은 애매모호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국민주권개혁회의가 공식 출범한 이후 손 의장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더욱이 대통령 탄핵일정이 빨라지고, 조기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서둘러 대선국면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이미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후보자 선정을 위한 경선 규칙 마련을 끝마쳤다. 하지만 손 의장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국민의당은 아직 대선전략은커녕 경선 규칙 논의조차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손 의장이 국민의당과의 연대에 물꼬를 트면서 관련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데 동참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한다. 저희들도 거기에 화답하는 노력으로 보답하겠다”며 손 의장의 제안에 화답했다.



다만 그는 연대 방식에 대해서는 “오늘내일 사이에 그러한 것이 이뤄진다고는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정치권이기 때문에 많은 대화와 양보, 인내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어떤 시점에서 이뤄지느냐 등을 보면서 논의하겠다“고 여지를 뒀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광주 북구 월촌동 한국광기술원에서 열린 ‘광융합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실제로 큰 틀에서의 연대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구체적인 경선 방식에서는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국민의당 한 중진의원은 “손 의장이 들어오면 결국 당은 제외하고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완전국민경선 방식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특히 추가 연대를 두고도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손 의장은 국민의당 뿐만 아니라 다른 개혁세력과 연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손 의장은 “지금으로서는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이 연대하고, 다른 개혁세력을 더 끌어들여서 우리나라 정치의 새로운 주체가 되고 정권을 획득하는 주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더욱이 손 의장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반 전 총장에 대해 “좀 더 지켜볼 일”이라면서 “야권의 많은 분들이 반기문과는 문 닫았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우리나라의 중요한 외교적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반 전 사무총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정권의 연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더욱이 국민의당의 경우 당의 정체성과 어긋날 경우 연대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제3지대에서의 추가 연대를 둘러싸고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