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종호 기자
2021.11.04 20:04:23
2주 정밀 실사 결과 토대로 본계약 여부 결정
“쌍용차,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조기 흑자전환 목표”
짧은 기간 내 ‘새 주인 찾기·재무구조 개선’ 이뤄내야
[이데일리TV 김종호 기자] 4일 이데일리TV 빅머니 1부 ‘뉴스in이슈’에서는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자동차 인수를 위한 본격적인 정밀 실사에 착수한 소식을 전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일 서울회생법원은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가 체결한 양해각서(MOU)를 허가했다. 이에 따라 에디슨모터스는 향후 2주간 쌍용차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한다. 이달 중순까지 실사를 통해 쌍용차의 구체적인 경영 상황부터 자산과 부채 등을 살피는 것으로, 이후 실사 결과를 토대로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본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본계약 체결 시에는 부채 상환과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하며, 채권단 동의 절차를 거쳐 인수가 최종 확정된다.
에디슨모터스는 전기버스 제조사다. 2015년 한국화이바의 차량사업부를 인수해 설립됐고 2017년 사명을 TGM에서 현재의 에디슨모터스로 변경했다. 전기버스와 전기트럭 등을 생산하면서 2019년에는 흑자달성에 성공한 뒤 지난해에는 서울시 전기 버스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성장을 이어온 업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를 인수해 전기차 회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기 승용차와 전기 SUV 차량을 생산해 연간 30만대 이상 판매하겠다는 게 목표다. 또 세계 각국에 20여개 합작회사도 설립해 생산 판매량을 늘려 인수 후 3~4년 내 구조조정 없이 흑자전환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임직원이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조한다면 별다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가 나름 전기 버스 시장에서는 내실 있는 기업으로 평가 받지만 인수 대상인 쌍용차와 비교하면 덩치 차이가 크게 나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기준 쌍용차 매출은 2조9297억원이지만 에디슨모터스는 897억원으로 1000억원을 채 넘기지 못했다. 매출 격차만 봐도 무려 30배 이상의 체급 차이가 있는 셈이다. 임직원 규모 역시 쌍용차는 4612명, 에디슨모터스는 180여명으로 25배나 차이가 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고 한다’면서 에디슨모터스가 정말 쌍용차를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중이다.
실제 쌍용차의 부채 규모는 7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회생절차와 별도로 인수 후 즉각 갚아야 할 공익채권만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조5000억원 넘을 것으로 보이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을 에디슨모터스가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 필요 자금으로 8000억원 정도를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나머지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출받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작 산은은 인수 관련 협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대출 계획을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앞서 쌍용차는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지난해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쌍용차에게 주어진 시간은 내년 4월 14일까지다. 이 개선기간 안에 투자자 유치는 물론 재무구조 개선 등을 통해 상장폐지 해당 사유를 해소해야 한다.
거래소는 쌍용차 거래재개와 관련해 내년 개선기간 종료 후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남은 기간 안에 최대한 성공적인 새 주인 찾기와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 등을 진행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쌍용차 거래정지로 피해를 입은 소액주주는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쌍용차 주식이 상장폐지될 경우 소액주주의 피해규모는 1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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