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사태 발령 무색한 도쿄, 일주일 전보다 확진자 45% 늘었다

by김보겸 기자
2021.07.19 18:11:29

도쿄서 닷새 연속 신규확진자 1000명대
긴급사태 선포했지만 멈추지 않는 확산세
델타 확산·높아진 국민 피로도가 원인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지난 8일 도쿄에 긴급사태를 선포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쿄올림픽을 나흘 앞둔 상황에서 개최지 도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19일 NHK에 따르면 도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27명으로 집계됐다. 일주일 전 같은 요일보다 225명(44.8%) 늘어난 수준이다. 도쿄에선 30일 연속으로 일일 확진자가 전주 같은 요일을 웃돌고 있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 도쿄 확진자 증가 폭은 45.4% 확대했다.

도쿄에선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닷새째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기도 했다. 일주일 평균 확진자는 19일 1100명을 넘어섰으며 전주 대비 145.4% 늘어난 수준이다. 4차 긴급사태를 선포한 지난 12일 도쿄의 일주일 평균 감염자는 756명이었지만, 17일에는 1000명을 넘어섰다. 19일은 1068명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 때인 올 1월 이후 가장 높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델타 변이 확산이 감염세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입원한 코로나19 중증환자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50대 이하 젊은층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경기장 근처 병원의 병상사용률은 30% 정도였지만, 입원환자가 늘면서 19일 오전에는 70%에 달해 의료 마비 우려가 제기된다.

일본 정부의 방역대책이 더 이상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긴급사태를 발령한 탓에 국민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마츠모토 테츠야 국제의료복지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긴급사태에 익숙해지면서 감염 대책을 호소해도 (거리두기)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여름휴가와 도쿄올림픽 개막 등 감염이 늘어날 상황밖에 남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츠모토 교수는 “신규 확진자가 하루 3000명으로 늘 가능성도 각오해야 한다”며 “꽤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한 번 더 인식했으면 한다”고 방역 조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