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협력’ 카드 꺼낸 김연철 “포스트 코로나, 남북공동대응 필요”(종합)

by김미경 기자
2020.05.07 16:51:04

7일 통일부 출입기자 간담회
코로나19 이전과 후 남북관계 영향 미쳐
일시·일방 아닌, 지속가능 협력방식 구상
연대 원칙으로 남북관계 변화시킬 것
실천 할 수 있는 ‘남북협력’ 속도
“판문점 견학, 6월부터 시범 재개”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이후 남북관계 추동 돌파구로 ‘보건의료 협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사태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만큼 미전통적 안보위협이 한반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남북협력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대통령이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강조했듯 남북관계에 있어서 제약과 환경이 해결되길 기다리기보다 현재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들을 적극 계획 중”이라며 대표적인 것이 보건협력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신종 감염병의 확산과 각종 자연재해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은 통일부의 과제”라며 “남북 간 보건의료 협력 측면에서 감염병 공동대응 체계를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K방역(한국식 방역)에서 내세우는 ‘연대와 협력’ 원칙을 남북 간 어떻게 실현시킬지 고민 중”이라면서 “일시적·부분적·일방적 지원보다는 지속가능하고 포괄적 협력 방식으로 바꾸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지원’에 초점을 맞춘 남북관계를 ‘연대’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설명이다.

남북이 협력할 분야로는 감염병에 대한 정보 교환이나 표준검역절차 체계, 진단 및 방역 기술을 비롯해 백신, 신약 개발 분야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북한이 야생화나 야생식물의 분포가 많아 천연물 신약 개발을 공동으로 나선다면 굉장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신약 공동 개발을 위해 야생식물에 대한 남북 실태조사 추진 의사를 밝혔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의료기기 등의 지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코로나 위기에서 제재가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게 유엔의 입장”이라며 “이에 미국도 공감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실현 가능성을 강조했다.



북미교착과 경색 국면에 빠진 남북협력 재개를 위해선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속도를 낼 뜻도 재차 밝혔다

김 장관은 “북한의 핵능력이 지금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하루라도 빨리 시작되는 게 북핵문제 해결에 중요하다”며 △감염병 공동대응체계 구축 △북한 개별관광 △비무장지대(DMZ) 평화지대화 △판문점 관광 △남북철도연결 중 남측 자체적으로 추동할 수 있는 사업을 적극 추진해 북한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의 일환으로 김 장관은 북한국의 남측 감시초소(GP) 총격 사건 발생 사흘만인 지난 6일 판문점·DMZ 견학 재개 점검 차원에서 파주를 찾기도 했다.

일각에서 안전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김 장관은 “안전 문제는 (총격사건이 발생한) 중부전선하고는 많이 다르다. 판문점은 북한 입장에서도 중요한 관광 자원이고 판문점 철거 GP는 매우 안전한 지역”이라며 “안전 대책을 다각적으로 보완, 6월부터는 소수 인원으로 시범 운영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상을 둘러싼 각종 허위 정보와 추측성 보도에 대해선 “가짜뉴스가 주식·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리가 목격했다”며 “정보를 판단할 때 정세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전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기술 정보는 기본이고, 전후 맥락 속에 정보를 분류·평가·종합하는 분석 역량을 갖추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보를 대하는 책임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남북 회담이든 대화 재개 시점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결국 우리의 일방적 의지만 가지고는 안 되는 한계가 있고, 가능한 시점에 대해서는 지속 검토중”이라면서 “조금 더 기다려보자”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