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SDS, 지기성 전 구글클라우드 한국대표 영입…표면은 ‘클라우드’, 속내는 ‘ERP 영업&apos...

by권하영 기자
2025.12.02 14:34:32

SAP 18년 경력에 주목…클라우드 수장 영입 아닌 ERP 수주력 보강이 핵심
구글클라우드 시절 뚜렷한 성과 없었다는 평가…SDS서 대외 실적 낼지가 관건

[이데일리 권하영 기자]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가 지기성 전 구글클라우드 코리아 대표(사장)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수장’이라는 외형과 달리, 실제로는 SAP 기반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업의 영업력 보강에 무게가 실린 인사로 풀이된다. 다만 지 전 대표가 구글클라우드 재직 당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어, 이번 영입이 실제 수주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기성 삼성SDS 신임 ERP 부문 담당(부사장) [사진=본인 링크드인 캡처]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지기성 전 구글클라우드 코리아 대표를 솔루션사업부 산하 ERP 부문 담당 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지 부사장은 이달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지기성 신임 부사장은 2024년부터 올해 11월까지 구글클라우드 코리아 대표를 맡았으며, 그 이전에는 글로벌 ERP 기업 SAP에서 약 18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클라우드 빅3 중 하나인 구글클라우드의 한국 수장을 영입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클라우드 사업이 아닌 ERP 구축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 부사장 역시 구글클라우드 재직 당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본래 SAP 영업 전문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삼성SDS는 이번 영입을 계기로 차세대 ERP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체 클라우드인 삼성클라우드플랫폼(SCP) 기반으로 ERP 구축을 확대해, 클라우드 서비스(CSP)와 ERP 사업의 동반 성장을 노리는 전략이 예상된다.



최근 SAP는 기업 IT 환경이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빠르게 이동함에 따라, 기존 온프레미스 ERP(ECC 6.0)에 대한 기술 지원을 2027년부터 종료하고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ERP(S/4 HANA)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ERP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SDS를 포함한 IT서비스 기업들이 전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SAP 영업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 부사장은 구글클라우드에서도 SAP 영업 기반으로 GCP 사업 확대를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까지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삼성SDS에서 대외 수주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S는 지난 7월 자체 클라우드 SCP에서 SAP ERP 컨설팅·구축·운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RISE 위드 SAP 프리미엄 서플라이어’ 자격을 획득했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는 크리스티안 클라인 SAP 최고경영자(CEO)와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등 관련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SDS의 글로벌 빅테크 출신 인재 영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메타 출신 이주평 상무를 SCP 아키텍처그룹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이제나 상무를 MSP 담당으로 영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