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은경 기자
2023.02.13 21:14:49
격추 사태 열흘 만에 ‘해명→역공’ 태도 바꿔
中 “美, 항공기 파견해 정찰하며 주권 훼손”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북미 대륙 상공에 의심스러운 비행물체가 나타나 격추된 것으로 알려진 지 열흘 만에 중국 정부가 ‘맞불작전’에 나섰다. 지난해 1월 이후 미국 풍선 역시 10차례 이상 중국 영공을 침범했다는 주장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고공 기구(풍선)가 지난해 이후에만 10여 차례 중국 유관 부문의 승인 없이 불법적으로 중국 영공으로 넘어 들어왔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 발언은 미국이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격추한 중국 풍선과 10일 알래스카, 11일 캐나다 유콘, 12일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서 각각 격추한 ‘미확인 비행물체’에 대한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중국은 이 풍선에 대해 ‘과학연구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왕 대변인은 이를 재차 확인하면서 나머지 미확인 비행체 3기는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미국 풍선도 중국 영공을 빈번하게 침범했다는 주장을 새롭게 제기했다.
왕 대변인은 ‘미국 풍선의 중국 영공 침범’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묻는 후속 질문에 미국의 스파이 행위를 비판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미국 풍선이 중국 본토에 진입했다는 의미인지, 중국과 다른 국가 사이에 섬 영유권 갈등이 존재하는 남중국해 등의 상공에 진입한 것을 거론한 것인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왕 대변인은 “미국은 자신의 기술을 남용하고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대규모의 무차별적인 감청과 기밀절취를 하고 있다”며 “미국 측이 빈번하게 함선과 항공기를 파견해 중국에 대한 근접 정찰을 실시하고 중국의 주권을 훼손한 사실을 소개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세계 최대의 스파이·감청 제국인지에 대해 국제사회는 매우 분명하게 알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은 지난 3일 미국 국방 당국이 중국 ‘정찰 풍선’의 영공 침범 사실을 공개한 뒤 해당 풍선이 중국 것임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또 영공 진입이 바람에 의한 불가항력적 일이었으며 풍선 자체도 군사용과는 무관한 과학연구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러한 해명과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풍선을 격추한 뒤 잔해에 대한 조사에 나서고, ‘미확인 비행물체’까지 격추하면서 사안을 키우자 역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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