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그룹,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조용한 생일 맞을듯

by양희동 기자
2020.03.19 15:27:00

삼성그룹, 22일 82주년·LG그룹, 27일 73주년 맞아
이건희 회장·故구본무 선대회장 각각 창립일 변경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창립일 11월 1일에 방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재계 순위 1위 삼성그룹과 4위 LG(003550)그룹이 오는 22일과 27일 연이어 창립 기념일을 맞는다. 올해는 삼성상회(현 삼성물산(028260))를 모태로 한 삼성그룹은 82주년,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051910))은 73주년으로 5년·10년 주기가 아닌데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별다른 행사는 갖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가 ‘국내 1000대 상장사 설립년도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1000대 기업 가운데 창립 70년이 넘은 곳은 25곳(2.5%)에 불과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의 오랜 역사를 방증하는 부분이다.

삼성그룹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1938년 3월 1일 대구에서 문을 연 삼성상회가 시초로 당시 청과물과 건어물을 팔던 회사였지만, 현재는 삼성전자(005930) 등 IT·전자 분야로 영역을 넓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애초 창립 기념일은 3월 1일이었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87년 2대 총수에 오른 이후 이듬해 ‘제 2의 창업’을 선언하며 지금과 같은 3월 22일로 변경했다.

LG그룹은 1947년 1월 5일 고 구인회 창업회장이 세운 락희화학공업을 모태로 치약과 비누 등 생활용품 생산으로 시작해,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부품 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고 구본무 선대회장은 1995년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며 그룹명을 LG로 바꾸며 창립기념일을 3월 27일로 변경했다. 두 그룹 모두 창업자가 정한 창립기념일을 이건희 회장과 고 구본무 선대회장이 바꿨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누운 이후 창립기념일을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내왔다. 창립 80주년이었던 2018년에도 사내 방송으로 ‘삼성 80년사’를 담은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는 것으로 기념식을 대신했었다.

삼성그룹 내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일 50주년을 맞으면서 그룹보다는 자사 창립 기념일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도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강조하며 향후 50년을 ‘사회와 함께 가는 세계 1등 기업’으로 제시했었다. 대신 삼성상회의 후신인 삼성물산(028260)은 창립을 기념해 입사 10년·20년·30년을 맞은 임직원들에게 근속상 수여를 할 계획이다.

LG그룹도 지주회사인 ㈜LG가 창립 기념일에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지만 따로 기념 행사는 마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LG 정기 주총에선 권영수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검찰 검사장 출신인 조성욱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LG 관계자는 “창립 기념일에는 정기 주총 외에는 별도 내·외부 행사없이 조용히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