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폴리프로필렌까지 재활용…美퓨어사이클과 합작

by박순엽 기자
2021.08.12 17:00:00

합작법인 설립 후 내년 국내 공장 착공
2025년부터 PP 연간 5만t 재활용 처리
“친환경 화학 회사라는 새 지평 열겠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SK종합화학이 미국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업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Purecycle Technologies)와 손잡고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은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SK종합화학은 합작법인을 설립한 뒤 2022년 말 국내에 재활용 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부터 상업 가동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MOU 상대인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는 포장용기·차량 내장재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종류인 폴리프로필렌(PP) 재활용에 특화한 기업으로, 지난 3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했다.

퓨어사이클은 솔벤트를 고온에서 높은 압력을 가해 기체와 액체 중간 상태로 만든 뒤, 이를 폐플라스틱 조직 사이로 침투시켜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PP 기반 플라스틱은 여러 소재와 첨가제가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알려졌지만, 이 기술로는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PP를 얻을 수 있다. 종전엔 재활용할 수 없어 소각하거나 매립했던 오염된 음식 용기나 색상이 있는 세제 용기, 차량용 플라스틱 내장재 등도 재활용할 수 있다.

SK종합화학은 국내 재활용 공장을 통해 연간 5만t 규모의 PP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존 화학 공정에서 생산하던 신제품만큼 상품 가치가 높은 PP를 생산하면서 생산 능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종합화학은 자동차 경량화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고강성 PP와 같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는 기술 경쟁력을 이용해 친환경 PP를 사용한 자동차 부품을 만들 계획이다. SK종합화학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추세여서 이는 미래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SK종합화학은 △폐비닐에 열을 가해 납사 등 원료를 얻어내는 ‘열분해유’ 기술 △오염된 페트병과 의류를 화학적으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해중합’ 기술에 더해 이번 협력으로 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 ‘3대 핵심 역량’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2025년엔 그린(green·친환경) 사업으로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 6000억원 이상을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7년엔 회사가 연간 생산하는 플라스틱 물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t 이상을 재활용하고, 100% 재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만을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이번 협력은 회사 사업구조를 탄소에서 그린으로 전환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차원”이라며 “폐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 ‘친환경 화학 회사’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화상회의시스템을 통해 마이크 오트워스(Mike Otworth) 퓨어사이클 테크놀로지 CEO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SK종합화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