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족쇄` 풀린 이재명 급부상에 이낙연 `대세론` 꺾이나
by이성기 기자
2020.07.20 16:10:50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이낙연-이재명-윤석열 순
이낙연 23.3% vs 이재명 18.7%, 오차범위 내 좁혀져
가만 있어도 윤석열 야권 부동의 3위, 야권 잠룡들 압도
[이데일리 이성기 박태진 기자] `대세론`이 꺾일까, `찻잔 속 태풍`에 그칠까.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판결로 `사법 족쇄`에서 벗어난 이재명 경기지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범(凡)여권 내 구도가 출렁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두 자릿수의 선호도를 보이며 다른 후보들을 월등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왼쪽부터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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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YTN의 의뢰로 이 지사의 대법 판결 다음 날인 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총리는 23.3%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이 지사가 18.7%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전 총리와 이 지사의 격차는 4.6%포인트로 오차 범위(±3.1%포인트) 내에 들어섰다.
이 전 총리에 대한 선호도는 지난 4월 이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일각에선 대세론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4·15 총선 당선 직후 40.2%였던 이 전 총리의 선호도는 5월 말 34.3%, 지난달 말 30.8% 등을 거쳐 20%대 초반까지 밀려났다.
반면 같은 기간 이 지사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급상승하며 이 전 총리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대법 선고 이후 정치권과의 접점을 넓히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지사의 지지율 추세는 오는 8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에서는 윤 총장이 가장 높은 14.3%의 선호도를 보이며 전체 3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10.1%와 비교해 4.2%포인트 상승했다.
홍준표 의원(5.9%),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5.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8%), 오세훈 전 서울시장(4.7%) 등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분류되는 `잠룡` 인사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총리의 `정체`와 이 지사의 `급부상`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부동산 문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 등 주요 사안마다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은 이 전 총리에 비해 이 지사는 분명한 의견을 제시하며 선명성을 부각해 조명을 많이 받았다”면서 “대선까지 1년도 더 남은 시점에서 이 지사가 더 치고 올라갈지, 이 전 총리가 지지도를 회복할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총장의 선호도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수용한 뒤 별다른 언급이나 움직임이 없었는데도 이 지사와 별 차이가 없는 정도의 선호도는 그냥 스쳐지나가는 것은 아니다”면서 “제대로 된 야당이라면 당내에서 (차기 주자를)골라야 하는데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통합당이 스스로의 처지를 냉철히 파악해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어떤 사람이 나와도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총장과 관련해 “대권에 야망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판단할 수 없고, 현직에서 물러나서 실질적으로 의사표시를 하기 전까지는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