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윤지 기자
2020.03.19 15:26:37
사모 더하면 미상환금액 훨씬 늘어나
2016년 H지수 사태 반복 우려도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국제 유가가 20달러 턱걸이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다수 원유 파생결합증권(DLS)가 원금 손실(낙인·knock in) 구간에 진입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상환잔액 규모가 최소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여 투자자의 주의를 필요로 하고 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전날 공모 펀드 기준 서부텍사스원유(WTI) 미상환 DLS 규모는 9219억원, 브렌트유 미상환 DLS는 5367억원이다. 두 지수 모두 기초 자산으로 삼는 DLS가 있어 중복 집계된 것을 감안해도 미상환 규모는 최소 1조원 규모다. 여기에 사모 펀드까지 더하면 그 금액은 훨씬 더 늘어난다.
문제는 대다수 미상환잔액이 남아 있는 원유 DLS에서 원금 손실 위험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원유 DLS는 기준가격의 약 50%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원금 손실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다. 하지만 이달 들어 WTI는 18일 기준 배럴당 20.37달러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DLS 만기는 2~3년 가량으로, 그 사이 WTI는 40~70달러 사이였다. 최근 3년 사이 최저가는 2018년 12월 24일 42.23달러였다. 즉 그 기간 동안 발행한 DLS 대부분이 하한 베리어를 터치했다는 의미다. 18일 기준 24.88달러까지 추락한 브렌트유도 비슷한 상황이다.
‘조기 상환 실패=투자금 손실’은 아니다. 향후 중간기준가격 결정일 또는 최종기준가격 결정일에 각 기초자산의 종가가 약속된 가격 이상으로 상승하면 원금 및 약정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조기 상환을 원하는 투자자로선 자금이 묶일 수 있고, 저유가가 지속되다면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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