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F]김희정 장관 “결혼·출산·육아는 여자 혼자 하는 게 아니다”

by송이라 기자
2015.10.20 15:56:47

"일·가정 정책 핵심은 '아빠'…아빠 육아휴직 활성화돼야"
"조부모 사망시 휴가 3일, 외조부모는 하루뿐…개선해야"

[이데일리 김정욱 기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이 20일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세빛섬에서 열린 ‘제 4회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에서 축사 및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송이라 조진영 기자]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일과 가정 양립정책 핵심은 ‘슈퍼우먼’인 엄마를 ‘평범한 엄마’로 되돌리는 것, ‘투명인간’인 아빠의 역할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0일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WWEF) 2015’에서 강연자로 나서 “일·가정 양립의 키워드는 바로 ‘아빠’”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은 배고프다는 말부터 자기 옷은 어디에 뒀냐는 질문까지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지한다”며 “반면 아빠에게 묻는 건 단 하나 ‘엄마 어디있냐?’는 질문 뿐”이라고 지적했다. 엄마에게는 너무도 많은 짐을 지우는 반면 아빠의 역할은 지나치게 축소돼 있다는 얘기다.

실제 맞벌이를 하는 가정에서 엄마의 가사시간은 아빠보다 4.7배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남성을 앞서지만 30대로 들어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비율이 하락한다.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이다.

김 장관은 “결혼과 출산, 육아는 여자 혼자 하는 게 아닌데 남성들은 아이를 낳은 후에도 술잔을 기울이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1.21명이라는 출산율을 해결하기 위해서 여성들은 모두 다 일손을 놓고 집에 가서 애만 낳아야 할까. 김 장관의 대답은 ‘NO’였다.



그는 “놀랍게도 여성이 밖에 나가서 일할수록 국내총생산(GDP)이 높다는 통계가 있다”며 “출산율의 키워드는 아이를 어떻게 낳아야 할 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닌 일과 가정을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느냐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우선 ‘아빠의 달’을 만들어 아빠의 육아휴직을 지원하고 가족친화적인 기업에는 인증마크를 부여해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김 장관은 “기업이 직원들의 가족친화정책에 힘쓰는 게 확인되면 가족친화 인증마크를 준다”며 “인증마크를 받은 기업들은 대출받을 때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일정 기간 세무조사를 유예해주는 등 수많은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정시 퇴근을 독려하는 것 뿐 아니라 놀이동산 입장권 할인, 마트 특별적립금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남녀차별에 대한 불합리함을 개선할 예정이다. 예컨대 많은 기업들이 조부모상에는 통상 사흘간의 휴가를 주는 반면 외조부모상은 하루만 준다. 또 화재가 나서 성형수술이 필요한 상황에서 같은 보험을 들었어도 여성이 받는 보험금이 남성보다 3배 더 많다. 여성이 미용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김 장관은 이러한 문화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끝없이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정부 법안이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양성평등기본법으로 바뀌었다”며 “전 부처에서 하는 정책 중 성별로 인해 영향이 미치는 게 있는지 없는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