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포스코 회장 후보 6명 중 현직 포스코맨은 단 1명

by김성진 기자
2024.01.31 23:09:28

후추위 31일 파이널리스트 6명 선정
공정성 의식한 듯…외부인사가 절반
권영수·김지용·전중선 등 3파전 양상
민영화 후 첫 외부인사 수장 가능성
‘본업 철강’ Vs ‘미래 신사업’ 구도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발표한 차기 회장 후보 6명 중에는 그동안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황은연 전 인재창조원장의 이름은 없었다. 대신 하마평에도 좀체 오르지 않았던 인물들이 대거 포함돼 재계서는 벌써부터 이번 후보 선정을 놓고 “대이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홀딩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들 중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파이널리스트에 포함돼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직 포스코맨으로서는 김지용 사장이 유일하게 후보에 올라 결국 외부인사가 회장에 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외부인사가 회장에 선출될 경우 포스코그룹 민영화 이후 처음이자 역사상 1994년 김만제 전 회장(4대) 이후 두 번째가 된다.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31일 8차 회의를 열고 파이널리스트 6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날 후추위에서 확정한 파이널리스트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다. 현직 내부 임원 1명에 전직 및 외부인사 5명으로 구성된 이번 후보 리스트는 기존 관측을 완전히 뒤엎은 대이변이다.

재계서는 이번 파이널리스트에 대해 후추위가 압박 아닌 압박을 받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정우 회장 연임 추진과 사외이사 호화 출창 논란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외부 및 전직 포스코 인사들을 대거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인사를 대거 포함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며 “결국엔 후추위가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 선택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후추위는 후보자를 대상으로 2월 7일과 8일 양일에 걸쳐 심층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8일 오후 후추위와 임시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종 후보를 확정하여 공개하고 회장(CEO) 후보 선임안을 오는 3월 21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 상정할 계획이다.

후추위의 후보 선정과 관련해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선정 기준이다. 후추위는 중점 기준에 대해 “미래 도약과 변화를 위한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이라며 “친환경 미래소재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전략, 투자와 기술적 준비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포스코그룹이 처한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으며, 단순히 철강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신사업’ 역량도 뛰어난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6명의 후보들 중에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미래 신사업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 부회장은 LG전자, LG유플러스, ㈜LG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인물로 최근까지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그룹 핵심 사업인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기획, M&A, 재무 등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스코그룹의 미래를 그릴 최적의 인물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일각에서는 그래도 철강에 이해가 필수라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 기준 철강사업이 포스코그룹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출이 51.6%, 영업이익이 71%에 달했다. 신사업 투자가 활발하다지만 근간으로보나 실적으로보나 명백한 철강업체인 것이다. 포스코그룹 안팎에서 “아무리 신사업이 중요하다지만 결국 포스코는 철강업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경영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본업인 ‘철강’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는 현직 포스코 임원인 김지용 사장과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