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마스크 속 연결의 의미, 대관령음악제에 담았죠"
by장병호 기자
2022.05.16 15:38:03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
역대 최장기간·최대 규모로 7월 개최
"다양한 음악가의 이야기 나누는 무대"
"여름 되면 항상 음악이 흐르는 축제가 꿈"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수적인 것, ‘마스크’를 통해 다양한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피아니스트이자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이끌고 있는 손열음 예술감독은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연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마스크’를 주제어로 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손열음(오른쪽) 예술감독, 박혜영 운영실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19회 평창대관령음악제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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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예술감독은 “얼마 전 작고한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를 우연히 봤는데, ‘마스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보호할 수 있고, 나아가 서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굉장히 공감했다”며 “(인터뷰 내용이) 축제를 준비하는 마음과도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마스크’에 담긴 의미를 설명했다.
마스크가 뜻하는 가면은 고대 그리스어로 ‘페르소나’(persona)로 불린다. 인간(person), 성격(personality) 등의 기원이 되는 단어다. 손 예술감독은 “결국 마스크는 사람, 인격과도 밀접하게 연관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는 이러한 ‘마스크’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음악가가 각자의 이야기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음악제로 꾸몄다”고 말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년과 2021년 음악제 메인 콘서트 전 회차(2020년 9회, 2021년 13회)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팬데믹 상황에도 변함없는 관객들의 열정을 보여줬다. 이에 힘입어 올해는 오는 7월 2일부터 23일까지 22일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알펜시아 콘서트홀과 뮤직텐트 등에서 팬데믹 이전을 뛰어넘는 성대한 규모로 축제를 연다.
올해 축제의 특징은 △역대 최장기간·최대 규모 개최 △평창 페스티벌 스트링즈·평창 페스티벌 바로크 앙상블 신설 △아카데미 프로그램 재개 △연중기획 시리즈 편성 등이다
그동안 휴가철 성수기인 7월 말~8월 초 2주 남짓한 기간 사이에 축제가 열렸지만, 올해는 7월 초로 개최 시기를 앞당기는 대신 3주간 이어지는 장기 축제로 관객과 만난다. 전 세계 여름 음악축제보다 앞서 개최되는 만큼 해외 아티스트들도 대거 평창을 찾는다.
손 예술감독은 “휴가철 성수기가 아님에도 티켓 오픈 첫날 25% 정도의 티켓이 판매돼 기대 이상의 반응을 확인했다”며 “꼭 휴가철이 아니어도 대관령에는 언제나 음악이 있고, 여름이 되면 항상 음악이 흐르는 축제로 자리잡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일부 공연 프로그램에는 ‘마스크’를 반영한 무대도 선보인다. 개막공연에서 선보일 작곡가 조지 크럼의 마스크를 쓴 세 명의 연주자를 위한 ‘고래의 노래’,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하차투리안의 ‘가면무도회’ 모음곡 등이 대표적이다.
손 예술감독은 “작곡가 크럼은 얼마 전 세상을 떠났는데 마치 하나의 시대가 지나가는 것 같아서 선곡했고, ‘가면무도회’ 모음곡은 축제의 성격과 잘 맞아 평창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메인 콘서트로 편성했다”며 “다른 프로그램 또한 마스크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는 주제 아래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는 국내 대표 실내악단인 에스메 콰르텟, 모딜리아니 콰르텟과 비에냐프스키·메뉴힌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 그리고 로열콘세르트허바우·뮌헨필하모닉 등과 협연한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 리즈 콩쿠르·하마마츠 콩쿠르 우승자 피아니스트 알레시오 백스, 20대 초반 나이에 세계적인 교향악단들과 협연한 바이올리니스트 다이신 카시모토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연주자들이 대거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