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에 빼앗긴 먹거리…신규 노선으로 수익성 노리는 대형항공사
by임성영 기자
2016.11.30 15:48:28
국제선 수송 분담율, 대형항공사 감소세·LCC 증가세
수익성 높은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신설·증편…저수익 노선 정리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대형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선 재편에 나섰다. 수익이 적은 노선은 과감히 정리하고 인기 노선을 강화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점차 운신의 폭을 넓히는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이다.
30일 국토교통부의 최근 항공사별 국제선 수송율 통계를 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2010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LCC의 수송 분담률은 증가세다. 2010년 64.1%에 달했던 두 항공사의 국제선 수송 분담률은 올해 10월 기준 44.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LCC는 2.3%에서 21.0%로 급격하게 늘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LCC가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대형 항공사들이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분기 저유가와 성수기 진입에 따른 여객수 증가 등에 힘입어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마냥 웃고 있을 수만 없는 이유다. 따라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선을 재편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3일 인기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는 스페인 바로셀로나 노선을 개설하고 미주 노선을 증편 할 계획이다. 동북아 항공사 중에선 처음으로 내년 4월부터 바로셀로나에 주 3회 정기편을 띄운다. 또한 내달 1일부터는 인도 델리에 취항한다. 인도 델리 노선은 지난 19년간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해 오던 노선으로 최근 3년간 평균 탑승률이 80%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기존 주 5회 운항하던 인천-델리 노선을 겨울철 운항 스케줄 적용에 맞춰 매일(주 7회) 운항으로 증편했다.
수요가 많은 미주노선도 대폭 강화한다. 미주노선은 장거리 노선 중 계절에 따른 수요 변동성이 거의 없어 알짜노선으로 불린다. 대한항공은 주간 시간대 매일 운항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노선은 오후 8시 출발편을 신설한다. 내년 4월 말 주 5회로 신설하고 9월에는 주 7회로 증편해 주·야간 매일 2회씩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주 5회 운항 중인 인천-시애틀 노선은 내년 5월부터 주7회 운항으로 늘리고 하루 2회 운항중인 인천-로스엔젤레스 노선에 내년 여름 성수기기간 (6월~8월) 동안 하루 3회 운항으로 증편 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부터 LA노선에 프리미엄 기종인 A380을 하루 2편 운항하는 등 수송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은 이 노선에 350여석 규모 중대형기 B777-200ER과 A380을 동시에 투입했지만 1일 2회 운항 모두 A380을 투입하면서 더욱 많은 승객을 태울 수 있게 됐다.
반면 대한항공은 주 3회 운항 중인 인천-리야드-제다 노선을 내년 2월말부터, 인천-시엠립(캄보디아) 노선도 내년 2월초부터 운휴한다. 아시아나항공도 저수익 노선이었던 일본(6개)·동남아시아(2개) 8개 노선을 계열 LCC인 에어서울로 이관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LCC에 밀리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현실적 대응”이라면서 “대형 항공사가 LCC와 비교보다 경쟁력 있는 장거리 노선 중에서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노선에 대한 증편과 신설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