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노조연맹 "제주항공 참사 100일…로컬라이저 즉시 철거해야"

by이다원 기자
2025.04.07 18:41:00

참사 100일 맞아 성명문 발표
"항공안전 출발점…정부, 대책 미비"
"근본 원인 제거에 늑장" 지적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대한민국조종사노조연맹(조종사노조연맹)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이후 100일이 지났음에도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관련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즉각적으로 전국 7개 공항의 로컬라이저 안테나를 동시다발적으로 철거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00일째인 7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들이 분향소 제단에 ‘봄꽃화단’을 설치를 마치고 추모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종사노조연맹은 7일 제주항공 참사 100일을 맞아 발표한 성명문에서 “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항공 안전의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맹은 참사 이후 현장 조종사 의견을 수렴하고자 지난 1월 23~28일 국적사 운항 승무원 14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66.1%에 달하는 950명의 조종사가 로컬라이저의 ‘즉각적인 철거’를 요구했다.

연맹은 이같은 결과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하고 로컬라이저 둔턱을 즉각 철거하되 추후 예산 가용에 따라 재시공하자는 입장을 수차례에 걸쳐 밝혀왔다는 입장이다.

조종사노조연맹은 “하지만 참사 100일이 지난 오늘까지도 국토부는 △고경력 기장 배정 △시뮬레이터 훈련 강화 등 실효성 없는 미봉책만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며 “정작 근본 원인 제거에는 예산 부족, 일정 문제, 절차적 제한 등의 변명과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조류충돌 방지대책의 시행 여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설명이나 대응이 전혀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나라 공항은 365일 24시간 조류 충돌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국토부와 공항공사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조종사노조연맹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사조위) 참여를 두 차례 공문으로 요청했으나 어떤 형태의 회신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조위에 법률에 따른 민원 처리절차에 대한 현행법률을 준수하고 국내외 전문가의 참여·조사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 보고서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가 발의한 사조위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을 지지한다며, 국토부로부터 독립된 민간항공청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조종사노조연맹은 “국토부는 매일같이 현장에서 운항에 임하는 승무원들에게만 사고의 책임과 방지를 전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국민들이 신뢰하고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한 항공산업의 발전과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공안전 확보를 위해 100일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지나갔지만 하늘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과 관제사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작금의 현실에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치 못한다”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항공 안전 향상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