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열린 한·중 항공회담…‘협상의 묘’ 기대
by이소현 기자
2019.03.13 16:21:52
한·중 항공당국 13∼15일 중국 난징에서 진행
대한항공·아시아나, 한·중노선 최다 운항사 경쟁
소형기 위주 보유한 LCC, 중국 노선 확대 기대
| 김포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기(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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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한·중 항공회담이 5년 만에 열리면서 한한령으로 얼어붙었던 한·중 하늘길이 넓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운수권은 곧 사업확장과 매출로 연결되는 만큼 국적항공사들은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 노선 확대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항공사들의 물량공세도 우려돼 정부가 항공회담을 통해 한국 항공산업에 도움이 되는 협상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중 항공당국은 13∼15일 사흘간 중국 난징에서 항공회담을 진행한다. 2014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한·중 항공회담으로 양국 항공운항 활성화를 위해 운수권 확대에 대해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과거 중국은 자국의 항공산업 보호를 위해서 한·중노선 운수권 확대에 보수적이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 배치 후폭풍이 있기도 했지만, 항공회담이 지난 5년간 열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다. 2014년 항공회담에서는 신규노선 17개, 기존 노선 12개 운항 횟수 증대 등 규모는 소폭에 그쳤다.
이번에 중국이 한·중 항공회담 협상테이블에 앉은 것은 사드 배치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풀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한·중 하늘길을 오간 항공여객은 2016년 약 2000만명 규모에서 사드 사태 이후 약 1400만명까지 줄었다. 최근 한한령 해빙무드로 접어들면서 1600만명 수준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사드 보복에 따라 한·중 노선 관광객이 급감하자 기재를 줄여 탄력적으로 운영했던 아시아나항공도 2017년 말부터 원복했다. 김포~베이징·상하이, 인천~광저우·선전 노선에 A321(171명) 소형기에서 A333(290명)과 B767(250명) 중형기로 교체했다.
또 그동안 중국 항공사들의 경쟁력을 갖췄고 올해 9월 세계 최대 규모가 될 베이징 다싱 공항 개항과 맞물려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비행기 (사진=각 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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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사는 한·중 항공회담 결과에 따라 늘어나는 운수권 배분의 향배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한·중노선 최다 운항사’ 타이틀 경쟁도 관심거리다. 과거 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중국 노선에 집중적으로 취항했던 아시아나항공은 국적사 중에서 한·중 노선 최다 운항사로 활약했다. 그러던 중 2014년 한·중 항공회담 운수권 배분으로 대한항공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현재 한·중 노선 최다 운항사는 대한항공으로 중국노선(대만·홍콩 포함)에 25개 도시, 32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23개 도시, 29개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중국 노선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기재가 소형기로 운수권 확대만 된다면 중국 노선에 즉각적으로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칭다오, 웨이하이, 옌타이 등 중국의 오픈스카이(Open sky·항공자유화협정) 지역에 주로 취항했던 LCC에게 정기 운항편이 늘어나면 수익성을 강화할 기회”라며 “무엇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인기 노선의 운수권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적사들은 한·중 항공회담에서 운수권 배분과 함께 중국 항공사의 부상도 적절하게 방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른다. 중국 항공사들은 저가 항공 티켓으로 물량공세를 하면서 상대국 항공사를 수세에 몰아 고사시키는 방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전면적이거나 부분적으로 항공 자유화를 진행한 일본, 호주, 아세안, 미국의 경우 자국 항공사들이 상당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항공자유화는 기회요인이지만, 중국 항공사들의 공세는 한편으로 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