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디지털 혁명 주도”..수소위원회 총회서 연구결과 발표

by피용익 기자
2018.09.13 16:00:00

공동 회장사 현대차 양웅철 부회장 “미래 에너지 전환 도울 것”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수소가 미래 디지털 혁명을 이끌 핵심 에너지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청정 에너지인 수소가 에너지 부족을 해결할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자동차(005380)가 공동 회장사를 맡고 있는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제3차 수소위원회 총회’를 열고,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이 함께 만들어 낼 디지털 혁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세계기후행동회의(GCAS)와 연계해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공동 회장사인 현대차와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를 비롯해 50개 이상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다. 피터 트럽슈 아우디 최고지속가능책임자, 게르트 슈스터 BMW 수석부사장, 우베 객스태터 보쉬 사장, 링웬 차이나에너지 CEO, 올라 칼레니우스 다임러 이사회 임원, 프랭크 브루넬 엔지 전무, 세이지 쿠라이시 혼다 전무, 마크 게인즈버러 쉘 전무, 타케시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 패트릭 드 카스텔바작 에어버스 전무, 김영두 한국가스공사 부사장 등이 주요 참석자다.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인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은 사전 배포자료에서 “수소가 진정한 에너지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수소위원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 전환은 환경적으로, 재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하며, 수소가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도록 도와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선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가 연구 분석한 ‘수소가 디지털을 만나다(Hydrogen Meets Digital)’ 제목의 연구 보고서도 발표된다. 이 보고서는 최근 디지털 기술 혁명과 함께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부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수소의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전반적인 에너지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에너지 수요는 오는 2050년까지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양력,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발전을 한 뒤 이를 비축하고,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수소 및 배터리 산업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특히 수소의 경우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지고 있으며, 충전이 용이해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운행 거리가 길고, 고정된 노선을 기반으로 운행하는 대중교통, 트럭 등 물류 분야 밸류체인,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 분야에서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의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술이 100만대에서 최대 150만대의 자율주행 택시, 30만대에서 최대 70만대의 자율주행 셔틀 등에 적용될 것으로 봤다. 또한 약 300만대에서 최대 400만대에 이르는 트럭과 밴에 수소 기술이 들어가고, 4000대에서 8000대의 수직이착륙 항공기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했다.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데이터 센터의 백업용 전력 분야에도 수소 기술은 글로벌 수요의 최대 1TWh 정도를 담당할 전망이다. 전세계 데이터 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이미 프랑스 전체 에너지 수요와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2030년이 되면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소 수요가 500만t에서 최대 700만t으로 확대되고, 수소연료전지 역시 550만개에서 최대 650만개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인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은 “우리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한 솔루션을 창출할 수 있다”면서 “수소가 디지털 혁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소 기술과 디지털 기술이 함께 만나서 역할을 할 때 진정한 미래 디지털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의미다.

수소위원회는 이날 CEO 행사에 이어 14일 GCAS 회의에도 참석한다. GCAS는 오는 2020년 파리협약 발효를 앞두고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주도로 개최되는 민관 협력 행사이다.

공동 회장인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과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이 연사로 참석해 미래 수소 사회 비전, 수소위원회의 역할 및 향후 목표에 대해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수소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송 분야에서 사용되는 수소를 100% 탈(脫) 탄소화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풍력, 태양광 발전소의 전기를 활용한 수전해 방식 등으로 수소를 만들어 연료의 생산 및 공급 단계에서도 탄소 배출을 제로(0)로 하겠다는 것이다.

제리 브라운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씨에 젠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회장, 아난드 마힌드라 마힌드라그룹 회장 등 공동의장단을 비롯해 야노시 아데르 헝가리 대통령,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LA) 시장 등이 참석한다.

한편 지난해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기간에 출범한 수소위원회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서 있어 수소 기술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최초의 글로벌 CEO 협의체로서 주목 받고 있다. 수소위원회는 현재 33곳의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20곳의 밸류체인 참가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수소위원회는 지난해 말 ‘수소경제 사회 구현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하며 오는 2050년 수소와 관련된 전 산업 분야에서 연간 2조5000억 달러의 시장 가치와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2050년 수소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담당하며, 이산화탄소가 매년 60억t 가량 감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송 분야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전 차급으로 확대돼,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대~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왼쪽부터)수소위원회 공동 회장인 양웅철 현대차 부회장과 베누아 포티에 에어리퀴드 회장, 전임 공동 회장인 타케시 우치야마다 도요타 회장이 지난해 11월 독일에서 열린 ‘제 2차 수소위원회 총회’에 참석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