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도 안좋은데…" 기아차 노조, 27일 다시 부분파업 돌입

by신정은 기자
2016.10.27 15:43:41

3분기 이어 4분기에도 생산 차질 불가피

현대·기아차 양재동 사옥
[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기아자동차(000270) 노동조합이 27일 약 2주만에 다시 부분 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3분기 영업이익이 23% 가까이 급감한 상황에서 계속되는 파업으로 4분기에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1조와 2조가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1조는 오전 11시40분부터 오후 3시40분까지, 2조는 오후8시20분부터 다음날 1시40분까지 파업을 진행한다.

기아차 노조는 “전날(26일)까지 사측에 추가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답변이 없었다”며 “임금 차별 철폐 의지와 고민을 담아 투쟁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2016년 임금인상안이 현대차 정규직과 총액 기준 17만원 차이가 난다며 동등하게 맞춰줄 것을 요구했다. 또 사내하청의 생산업무 직원과 총무업무 직원의 임금인상 차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위한 특별교섭 관련 해고자 복직 불가 부분을 받아 드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교섭에서 △기본급 7만2000원 인상 △성과금 및 격려금 350%+330만원 △주식 30주 △전통상품권 50만원 지급 등의 협상안을 내놨다. 앞서 제시한 기본급(6만8000원)보다 상향 조정된 것으로 지난 15일 협상을 종결한 현대차와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기본급 인상방식 차이에 따라 현대차와 총액 기준으로는 일부 격차가 있다. 기아차는 초반에는 이 내용을 논의하지 않다가 막바지에 이르러 불만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의 올해 임금협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4분기에도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8월 1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총 21차례 파업했다. 이날 파업까지 합하면 22차례 파업으로 총 9만여대(약 1조9000여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기아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52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줄고, 매출은 12조6988억원으로 3.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1~2분기 5%대를 웃돌았던 영업이익률은 3분기 4.1%를 기록하며 4%대로 떨어졌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원화 약세와 K7·니로 등 신차효과, 스포티지 등 RV 판매 확대로 3분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3분기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과 원화 강세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4분기 고정비 절감 등 노력으로 손익이 회복되도록 노력하겠지만 전체 연간 판매는 당초 계획보다 일부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업으로 인해 기아차 글로벌 판매량 중에서 국내 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1~9월 누계 기준 전체 출고 판매에서 국내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57.2%에서 올해 52.2%로 10.6%포인트 줄어들었다. 내수 시장의 건조한 판매호조에도 러시아 등 수출 시장 부진과 3분기 국내 공장 파업에 따라 생산 물량이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공장의 비중은 멕시코 공장 준공 등에 힘입어 지난해 42.8%에서 올해 47.8%로 9.2%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