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초등 성폭행 피해자에 “다른 성관계 은폐하려 무고” 주장

by홍수현 기자
2024.03.21 23:12:32

가해자로 피해자 아버지 언급 논란
블로그에 성범죄 따라 유리한 방법 설명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북을 국회의원 후보가 과거 아동 성폭행범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로 피해 아동의 아버지를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초등학생인 피해자가 체육관 관장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우려 한다는 주장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강북을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서울특별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스1)
체육관 관장 A씨는 10살이던 피해 아동을 위력으로 간음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조 후보는 A씨의 항소심 변호를 맡아 A씨가 아닌 ‘제 3자 성폭행’ 가능성을 주장했다.

범행은 2018년에 이뤄졌고 신고와 수사는 3년 후인 2021년부터 시작됐는데 이 사이 A씨가 아닌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KBS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가해자로 아동의 아버지를 언급하기도 했고 “피해 아동이 다른 사람과 많은 성관계를 한 다음 이를 은폐하려고 3년 전에 그만둔 체육관의 관장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에게 또래 남자친구가 있다는 내용이 담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를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부 SNS 메시지만으로 그런 정황을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고’에 대해서도 “희박한 가능성”이라며 일축했다.



피해 아동은 3년 뒤에야 성폭행 사실을 털어놓은 이유에 대해 “다 힘든데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조 변호사가 ‘제 3자 성폭행’ 가능성을 제기하고, 사생활까지 문제 삼으면서 피해 아동은 또다시 법정에 나와 증언해야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피해 아동은 선고 후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달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조 후보는 A씨 사건의 상고심도 변호를 맡았으나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한편 조 후보는 사건 수임을 위해 쓴 블로그 홍보글에서 성범죄 가해 유형에 따라 피고인에게 유리한 방법을 설명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성범죄에 한해 무죄 평결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논문에서 배심원들이 ‘강간통념’을 가지고 피해자다움을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조 후보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원과 국민께 송구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제가 과거 성범죄자의 변론을 맡은 것과 블로그를 통해 홍보한 것은 변호사로서의 윤리규범을 준수하며 이루어진 활동이었다”며 “그러나 국민들 앞에 나서서 정치를 시작하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친 것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에서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