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부활 꿈틀 '아파트 임대사업'…전월세난 잡을 카드될까

by박종화 기자
2022.07.12 18:27:04

[임대차법시행2년]원희룡 국토부 장관 "소형아파트부터 단계적 부활"
文 정권서 '다주택자 투기 수단' 막아…"전·월세시장 안정 효과" 기대
尹 대통령 공약내세워…집값 자극 시장 우려·야당 반대, 설득 '관건'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국토교통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을 위해 아파트 임대사업자 부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집값 자극 우려를 잠재워야 하는 데다 야당 반대도 넘어야 해 도입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연합뉴스)
12일 정부와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아파트 임대사업자 부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앞으로 점진적으로 소형 아파트, 즉 서민들 사이에서 실거주용으로 거래되는 시장에 대해선 등록임대(사업자)를 당연히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등록임대주택 신규 등록을 허용하겠다고 공약했다. 등록임대주택은 말 그대로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임대주택이다. 일반 전·월세 주택과 달리 법령에 따라 임대료 증액과 임대기간 등을 제한받는다. 대신 등록임대 사업자는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개별 과세, 재산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현재 등록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는 건 아파트를 제외한 공동주택과 오피스텔뿐이다. 과거엔 아파트도 등록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었지만 2020년부터는 신규 등록을 막아버렸다. 아파트 등록임대주택이 세제 혜택을 위한 다주택자 ‘투기 수단’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국토부가 2년 만에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부활을 추진하는 것은 전·월세 안정 효과 때문이다. 등록임대주택 세입자는 최장 8년간 거주를 보장받을 수 있다. 임대료 증액도 신규·갱신 계약에 상관없이 종전 계약의 5%까지만 할 수 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등록임대주택이 같은 단지, 같은 면적 아파트 일반 전·월세 주택보다 40% 가까이 저렴하다고 주장한다. 아파트 등록임대주택이 부활하면 주택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 임대차 시장 안정을 가져오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부활로 전·월세 시장이 안정된다고 해도 세제 혜택을 노린 ‘아파트 매집’이 일어난다면 매매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파트 등록임대주택을 부활해야 하는데 시장 상황을 봐서 점진적으로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성창엽 임대인협회 회장은 “실수요를 충족하려면 전용 85㎡형까지 아파트 임대주택 등록을 허용해야 한다”며 “안 되면 의무임대기간 만료로 등록이 자동 말소되는 임대사업자라도 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마저도 쉬운 일은 아니다. 등록임대주택 확대는 물론 등록 기간 연장을 위해선 국회에서 민간임대주택특별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폐지를 주장한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