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동일시하면 오산"…벤처캐피탈, 블록체인 기업 발굴 나서

by이광수 기자
2019.11.04 17:25:40

지난달 코인플러그·헤이비트 각각 VC 투자 유치
“블록체인 기술 활용할 수 있는 곳 늘어”

[그래픽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블록체인(block chain)을 활용한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VC들은 그간 블록체인의 산업화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투자에 신중했지만 최근 산업과 금융 등으로 활용하는 등 실생활에 밀접한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을 발굴하며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해 VC(액셀러레이터 포함)는 이날까지 총 15곳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행했다. VC들은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지난 2017년까지 거의 투자를 하지 않았지만 2018년(20곳)부터 비중 있게 관심을 두는 모양새다. 2013~2015년은 각 3건, 2016년에는 1건에 그쳤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자산인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한 2017년에도 4건 투자에 그쳤다.

지난달 말 △K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100790)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블록체인 기술 기업 코인플러그가 시리즈B 후속투자에 75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KB인베와 미래에셋벤처는 시리즈A와 B에 참여한 기존 주주로 이번 후속 투자에도 참여했다.



또 △네오플럭스 △카카오벤처스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등도 지난달 비트코인 로보어드바이저 ‘헤이비트’에 23억원 규모로 시리즈A 단계 투자를 결정했다.

그동안 일부 VC는 블록체인을 암호화폐와 비슷하다고 판단해 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블록체인을 하나의 개별 기술로 보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블록체인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VC도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 벤처캐피탈 100&100은 2017년 설립 이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기술기업에만 투자해오고 있다. 또 액셀러레이터인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부터 이날까지 총 12건의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 VC의 투자를 받는 곳을 보면 자신들만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며 “금융과 산업 등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면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술성평가나 테슬라요건 등 블록체인 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만큼 향후 회수(exit)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작용했다는 설명이다.